금감원·삼일회계법인 실사
최종 투자처 63개 3515억 대상
예상 회수율 7.8~15.2% 수준
1631억은 횡령 등 실사 불가능
5146억원의 투자자 자금이 묶인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서 회수 가능한 금액이 최소 7.8%에서 최대 15.2%에 불과하다는 실사 결과가 나왔다. 최종 투자처 자금 3515억원 중 '회수의문'에 해당하는 C등급이 무려 83%에 달했다. 나머지 1631억원은 횡령·돌려막기 등으로 실사가 불가능했다.
금융감독원은 삼일회계법인이 약 4개월간 실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투자자금의 63개 최종 투자처 실사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시간 중간검사 결과 당시 금감원이 예상한 약 20% 회수율에 못 미치는 수치다. 옵티머스가 투자한 부동산 PF 중 소송중인 사업 등을 감안하면 최종 회수율은 이보다 높아질 여지가 있다.
이번 실사 결과 총 46개 펀드 설정금액 5146억원 중 실사 대상이 된 최종 투자처는 63개 3515억원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631억원은 횡령·돌려막기 등으로 실사가 불가능했다. 현금·예금이나 타운용사 이관 펀드는 제외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예상 회수율이 최소 7.8%(401억원)에서 최대 15.2%(783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식별 가능한 3515억원 펀드 중 회수가 의문시되는 C등급이 83.3%(2927억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액 회수 가능한 A등급은 45억원, 일부 회수 가능한 B등급은 543억원으로 16.7%에 불과했다.
펀드 자금 흐름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펀드 설정금액 5146억원과 이자수취액 81억원은 1차 도관체인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충주호유람선 등 6개사와 2차 도관체인 트러스트올, 셉틸리언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외부자금 517억원이 혼재돼 총 5745억원이 최종 투자처에 투자되거나 기존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됐다.
미환매 펀드 자금 등이 도관체 등을 거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1277억원), 주식(1370억원), 채권(724억원) 등 최종 투자처에 투자된 규모는 1376억원이다. 3015억원은 기존 환매된 펀드 상환에 사용됐다.
이 외에 자금 사용이 불분명한 금액이 520억원에 달했다.
실사 결과 옵티머스가 투자한 부동산 PF나 주식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PF나 주식 등에서 별도 투자 기준이 있지 않고 전문성도 떨어져 보였다”며 “김재현 대표의 개인 투자손실을 메우기 위해 단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핵심 인물인 이동열 트러스트올 대표가 STX건설 영업이사로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했지만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실사 결과 부동산PF 사업에 투자한 1277억원 중 미진행 사업이 절반 이상인 687억원에 달했다. 개발 인허가가 승인되지 않거나 잔금 등이 지급되지 않아 지체된 것이다.
주식 투자의 경우 기존 투자한 상장기업(1226억원)은 현재 대부분 상장 폐지됐거나 거래 정지중인 종목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실사 결과가 도출됐지만 손해액 산정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수사결과 등을 감안해 법리 검토를 하고 분쟁조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 최다 판매처인 NH투자증권은 이번 실사결과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의 보수적인 실사 결과 객관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자체 고객자산 회수 태스크포스(TF)의 추산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회수금액은 약 1100억원 이상까지 가능하고 회수율은 실사 결과 대비 최대 약 9%포인트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종 배상금액은 자산 회수율이 아닌 금감원 민원 조정결과 또는 소송으로 책임 소재를 가린 뒤 결정된다”며 “삼일회계법인이 발표한 자산 회수율과 실제 고객이 받게 될 배상금의 직접적 연관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