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인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다양한 물건을 생산하는 제조업에서는 AI를 적용해 전체 생산라인 흐름을 관리해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돕고 불량 가능성을 미리 파악해 조기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혁신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금융투자 시장에서도 AI를 이용한 투자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금융투자는 사람이 직접 시장 흐름을 진단하고 어떤 상품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중 은행은 고액 자산가를 전담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커(PB)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였고요.
반대로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대중은 금융투자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 힘들었습니다. 수백 수천가지 종류의 펀드, 안전 자산이라고 하지만 생소한 채권,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아니라면 직접 투자가 망설여지는 주식, 여기에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파생결합상품까지 모두 개인이 꿰뚫고 있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식, 채권,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해줍니다. 수수료도 저렴해 소액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금리를 낮추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가 덩달아 낮아지자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Q:로보어드바이저는 무엇인가요.
A: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 합성어입니다. AI가 개인의 자산운용가 역할을 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시장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합니다. 개인이 손실을 입더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인지, 수익을 덜 내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기 원하는 중립적 혹은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인지를 사용자가 우선 입력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는 그동안 축적해온 데이터와 실시간 세계 경제, 증시 상황을 바탕으로 투자처를 배분합니다. 국내 주식과 펀드, 해외 주식과 펀드, 채권 등에 골고루 투자하게 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능력은 각 개발사 알고리즘이 핵심입니다. 투자 경험을 머신러닝으로 지속 축적하고 반복 학습하면서 알고리즘을 고도화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은 소액으로 전문 투자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 회사마다 수수료 정책이 다르지만 투자원금의 1% 내외 수준을 고정적으로 받거나 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수수료를 받기도 합니다.
Q:로보어드바이저에 투자하면 직접 투자한 것보다 무조건 수익이 높나요.
A:AI가 투자하면 사람이 직접 결정한 투자보다 수익 폭이 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손실폭을 최소화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면서 국내외 증시가 모두 급격히 하락했던 당시를 살펴볼까요. 미국 S&P500 지수는 올 초 대비 5월 20일 기준 수익률이 -8.8%였고 최대 낙폭은 -34%였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기업 중 파운트의 경우 같은 기간 공격형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0.1%였고 최대 낙폭은 -25%였습니다. 국내 코스피 수익률이 같은 기간 수익률 -8.5%, 최대 낙폭 -3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한 것이지요. 파운트의 공격형 포트폴리오는 주식 비중 100%로 구성돼서 S&P500 지수와 동일한 수준의 투자위험이 반영돼 있다고 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도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원금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장기로 투자했을 때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입니다.
Q:해외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를 많이 사용하나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수준은 어떤가요.
A: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개인 자산관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발합니다. AI를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미국이 앞서있습니다. 뱅가드는 2015년 출시한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에서 2019년 6월 기준으로 1400억달러(약 162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단일 서비스에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수준으로 운용하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에 비하면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1위 기업 베터먼트는 올해 3월 고객 계좌 수 50만개, 운용자산 220억달러(약 25조5000억원)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증권사나 은행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일종의 기존 금융상품 판매 수단으로 간주해왔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2016년부터 도입됐지만 기업이 독립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본격 제공한 것은 정부 규제가 완화된 2019년부터로 볼 수 있습니다. 고객과 일대일로 투자일임 계약을 맺는 형태의 경우 자산관리 업력이 아직 짧은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로보어드바이저가 디지털금융 시대의 새로운 자산관리 서비스로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전문 스타트업과 손잡고 이 시장 비중을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돈과 금융, 에디 레이놀즈 지음, 어스본코리아

돈의 쓰임과 흐름을 이해하고 은행이 하는 일, 세금의 개념, 돈을 모으는 다양한 방법 등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경제 입문 내용이 담겼다.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경제와 금융 개념을 돈과 연결된 사회 현상 전반과 연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린이 스스로 돈과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우면서 경제와 금융을 이해할 수 있다.
◇인공지능 인사이트 로보어드바이저 사례를 중심으로, 임홍순 곽병권 박재훈 지음, 한국금융연수원

AI 기술을 상세히 설명했다. 금융산업에 AI가 접목되면서 기존 폐쇄적인 공급자 중심 산업이 고객 중심의 개방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사례를 중심으로 고액 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있는 변화를 살폈다. AI를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는 단순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의 투자결정을 돕고 분석·추천 기능도 제공해 쉬운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