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술 출시 당시엔 가구 시장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0%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가구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봅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28일 코로나19 효과로 인해 본격적인 가구 온라인 구매 시대가 향후 3년에서 1년으로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플랫폼에 커머스를 융합해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어반베이스는 건축을 전공한 하진우 대표가 2014년 창립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다. 2차원(2D)으로 작성된 아파트 도면을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3D 입체 가상현실로 구현해 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이 그간 학습한 건축도면 정보에 따라 입체도로 복원해 내는 구조다. 한국을 포함 일본, 미국 유럽에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성장성을 인정받아 올해 4월 신세계아이엔씨, 우미건설, 브리즈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전국 아파트 80%(560만세대) 3D 공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이 가상공간을 이용해 게임처럼 자신의 아파트를 꾸며볼 수 있다. 가구 및 가전은 물론 생활소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을 실제 거주 공간에 맞게 배치하고 인테리어해 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11월 중 소비자대상(B2C) 플랫폼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어반베이스 플랫폼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용자 유입이 폭증했다. 작년 8월 대비 올해는 트래픽이 400% 이상 늘어났다. 광고 없이 오직 소비자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이용자 평균 체류시간도 5분에 달한다. 구매 전환율이 높은 진성 고객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반베이스는 이 기술을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와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통해 가구 기업들에 기업거래(B2B) 방식으로도 제공하고 있다. 퍼시스그룹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은 이 기술을 활용해 가구 구매 전 모든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제안 컨설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밖에 LG전자, 컴텍, 에이스침대, 롯데하이마트 등이 같은 원리로 소비자가 제품을 가상 배치해 보도록 체험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 현장에서도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생겼다. 중학교 컴퓨터 실습 과정에 어반베이스 솔루션을 접목한 것이다.
어반베이스는 향후 VR 플랫폼을 커머스와 결합할 예정이다. 어반베이스 플랫폼에 가구 기업들이 입점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배치해 보고 구매까지 연결하는 구상이다. 가구는 상품 가격 및 객단가가 높아 플랫폼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밝다.
하진우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언택트 신기술을 접해본 이용자라고 해도, 한번 체험해 보면 과거 기술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인테리어, 디자인, 교육용 소프트웨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