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위크 2020 LIVE 막 올라
시스템반도체·D램 핵심기술로
상용화 땐 반도체 초격차 가속
삼성전자 "세계 최초 양산 자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신공정 시대를 연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D램 생산에 나선다. GAA와 EUV D램은 각각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와 D램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이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 초격차와 산업 위상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6일 전자신문사 주최로 막을 올린 '테크위크 2020 LIVE' 첫날 발표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 전략을 밝혔다.
최근 IBM과 엔비디아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잇달아 수주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자는 GAA 기술로 차세대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GAA 기술을 보유했다고 자부한다”면서 “세계 최초로 GAA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AA는 현재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고 있는 핀펫 구조에서 한 단계 더 진화된 것이다. 게이트가 채널의 3면을 감싸고 있는 핀펫과 달리 채널의 4개 면 모두를 감싸 전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3나노 미만의 초미세 및 고성능 반도체 구현 기술로 꼽힌다.
GAA 공정 개발에 착수한 파운드리 업체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먼저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파운드리 1위 TSMC를 추격하며 본격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양산을 자신할 정도로 GAA 기술 및 상용화에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EUV를 적용한 차세대 D램 양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임창문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부터 EUV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라면서 “2021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UV는 13.5나노미터(㎚, 1㎚=10억분의 1m)로, 파장 길이가 짧은 광원이다. 기존 광원 대비 파장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EUV가 반도체 웨이퍼 상에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하게 패턴을 새길 수 있다는 뜻이다. 또 기존에는 미세회로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노광 공정을 반복해야 했지만 EUV는 이런 공정 단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공정이 줄면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이 단순해져 반도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가 약 94%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은 74%에 이른다. 3사 과점 체제로 고착된 D램 시장이지만 3위 마이크론은 EUV 공정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3사 과점 구도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EUV D램 기술로 차별화를 도모,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가 다시 한 번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특히 EUV D램은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릴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오는 2021년 1a 양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은 지난해 1세대 10나노급(1x) D램 양산, 올해 2세대 10나노급(1y) D램 양산에 그치고 있다”면서 “EUV 장비의 높은 가격과 제한된 공급 능력으로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막을 올린 테크위크 2020 LIVE는 첫날 '반도체&장비' 세션에 이어 17일 '디스플레이&소재', 18일 '소부장2.0&핫테크' 세션이 각각 진행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