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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코리아 2020 에듀테크코리아 2020이 온라인 생중계로 9일 진행됐다. 서울 강남구 타임교육 직원들이 가상 전시관들을 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교를 연 곳과 닫은 곳을 색깔별로 구분한 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학교를 연 곳은 파란색, 닫은 곳은 빨간색으로 부분적으로 연 곳은 자주색으로 보인다. 매일매일 숫자는 업데이트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9월에도 빨간색과 자주색이 많다.

많은 나라들이 빨간색과 파란색을 오가는 동안 대한민국은 4월 20일 이후 내내 파란색을 유지했다. 4월 9일 고3과 중3 학생을 시작으로 4월 20일에는 초등 1~3학년에 이르기까지 전국 모든 학년 학생이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등교 수업 이후 감염병 상황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전환을 반복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유초중등 교육은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이 상대적으로 덜한 아이슬란드·호주·뉴질랜드 정도가 한국처럼 파란색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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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홈페이지에 게재된 세계 학교 현황 지도.>

'K-방역'에 이어 'K-에듀'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는 대입시험 '바칼로레아'마저 취소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에게 태블릿PC와 노트북을 대여해주면서 교육을 이어갔다.

세계가 놀란 성과에도 K-에듀의 파급력은 아직 약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수업은 이어갈 수 있었지만 현 원격수업은 미래교육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에듀테크와 교사 노력이 일군 원격수업

국내 교육 현장은 원격수업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교사가 다수인 상황에서도 EBS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라는 온라인 학습플랫폼 도움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초기 접속 장애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지만 원격수업은 어느새 자리를 잡아갔다. 정부는 서버와 클라우드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저작권단체와 협의하면서 원격수업의 장애물을 없애갔다.

한 번도 접해본 적도 없고 경험도 없는 교사도 주변 교사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원격수업 영상을 만들고 실시간 양방향 영상수업을 시도했다. 감염병 상황에 따라 등교수업 일정이 계속 지연되는 동안 교사들은 커리큘럼을 계속 변경해가면서도 수업을 이어갔다.

천편일률적으로 EBS 동영상 수업을 반복하는 원격수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교사들은 나름대로 다양한 형태의 소통 방식을 찾아갔다.

여기에는 다양한 에듀테크가 힘을 발휘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EBS 수업은 이미 만들어져있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전국 어디에서나 균등한 수준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지식전달에 불과한 수업인데다 학생 맞춤형 수업은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수업 초기에는 피드백도 없고 수동적이고 의사소통도 없는 수업이 이어졌지만 플랫폼을 익히고 아이들을 참여시키려는 노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방향 수업이지만 콘텐츠 영상을 보고 제한된 시간 안에 동시 접속해 생각을 나누는 게시판,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는 앱 등 다양한 에듀테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수업은 달라졌다.

등교수업이 시작되면서 방역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이 동원됐다. 학생이 자가진단을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접속해서 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 증상에 대한 보다 빠른 대처가 가능해졌다.

등교수업이 시작되면서는 고3을 제외하고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 번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온라인 수업을 하는 블렌디드 수업도 시행했다.

1학기 동안 원격수업을 하면서 등교수업에서는 하지 못했던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교실에서는 질문을 꺼려하던 학생이 채팅이나 메시지로는 거침없이 질문했다. 거리두기 때문에 급식 시간 중 '왕따' 같은 폭력이 사라졌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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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등학교의 원격수업 영상 촬영 모습 <전자신문 DB>>

◇민관협력으로 'K-에듀' 성공모델 이어가야

1학기 원격수업으로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교육을 이어간 점은 전 세계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교육격차와 질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고 열심히 배운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차이는 컸다. 오프라인보다 더 재미있는 수업도 있지만 지루한 동영상 재생 수업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생은 가정 환경이 곧 교육격차로 이어졌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초등 저학년은 주변에 학부모가 함께 수업에 참여하느냐 마느냐로 습득 수준이 갈렸다.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정부와 교육청이 태블릿PC를 대여했다고 해도 수업진행까지 도와주지는 못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는 사립과 국공립의 격차까지 벌어졌다는 학부모 원성도 쏟아졌다.

한 학부모는 “사립 초등학교와 국공립 초등학교의 차이만 해도 엄청나다”며 “사립초는 다양한 앱과 시스템을 동원해 악기 연주 실습까지 다 시킨다”고 꼬집었다.

교육격차가 벌어지자 정부는 2학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모든 학교와 학급을 정부의 지침만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학교와 교사들이 학생 수준과 현황에 맞춰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학생과 교사가 만족할 수 있는 원격수업을 구현해야 새로운 K-에듀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 맞춤형 수업을 위해서는 에듀테크 활용이 필수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제한된 상황에서는 에듀테크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문제는 학교에서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데에도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교사가 구매 재량을 갖고 있지 않아 사비를 털어 앱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K-에듀가 주목 받는 상황에서도 민간 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는 “교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소개받고도 구매하기 힘들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수업을 지원하는 용도라면 교사가 일정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설계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