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혁신 기반 고용 창출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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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 지표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7만6000명이 줄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83만1000명으로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쉬었다'는 응답자가 43만7000명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구직 의지마저 바닥을 보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해 가파른 반등을 의미하는 'V'자형보다 완만한 회복을 나타내는 'U'자형, 이보다 한층 더딘 '스우시'(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로고)형, 장기 지속인 'L'자형 분석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현재 상태를 '경제 전시상황'으로 규정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자원과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판 뉴딜을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의료·교육·유통 등 비대면 접촉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국가 기반 시설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대규모 일자리 사업 전개하겠다”고 발언해 최근 가능성을 엿본 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에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위기 극복과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는 1990년대 정보화시대를 거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이 됐다. 새로운 기술이 불러온 기업·산업·시장의 흥망성쇠를 목격했고, 기술에 내재하는 강력한 힘을 경험했다. 미지의 직업이 주류로 떠오르고 선망 대상이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IT는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 여건과 환경을 조성, 생태계를 키웠다. 코로나19 사태는 IT의 가치도 바꾸고 있다. 개인이나 조직의 생산성 증대를 위한 도구에서 다른 '생존 방식'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정보화시대에 축적한 값진 경험·지혜와 IT 분야에서 남들이 갖지 못한 우수한 인프라·경쟁력은 디지털 강국, 나아가 선도형 경제로 도약하는데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디지털 혁신이 대규모 고용 창출을 견인하고 동시에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는 경제 활동의 주요 플레이어들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혁하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분야에서 뉴노멀이 덮치고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자리 잡을 것이다. 특히 신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고용을 활성화하는 측면에서 리더는 뉴노멀에 대한 높은 이해 수준이 요구된다. 이전의 리더십은 단기간에 일시 시장을 추종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산업을 선도할 수는 없다. 관행의 틀에 박힌 사고, 당장의 발등에 떨어진 위기만 넘기면 된다는 인식은 오히려 행·재정 낭비와 위험만 증폭시킬 뿐이다.

둘째 과감한 규제 혁파가 요구된다. 새로운 시장과 산업 출현에 필요한 환경, 즉 적합한 법과 제도는 필수조건이다. 좋은 환경에서 건강한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법과 제도를 바꾸고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는 어떠한 신산업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원격의료의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K-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5세대(5G) 통신망 인프라 구축 등에서 상당한 역량과 자산을 보유했다.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분위기는 조성됐다. 원격의료 규제 철폐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향후 경기 전망과 엄중한 글로벌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좌고우면할 상황이 아니다.

셋째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 활동의 주요 플레이어인 기업은 실질적 고용 창출에서 최전선을 지킨다. 기업의 관심과 참여는 안정적인 대규모 고용 창출에 절대적이다. 위상에 걸맞은 신산업 개발과 고용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역량을 더 집중하자. 이와 함께 기업경영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제각기 살아나갈 방법에 역량을 집중하는 자국중심주의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 기업 간의 제로섬 게임은 더 이상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논제로섬 게임으로 한편으론 대립하고 다른 한편으론 협력과 연대하는 유연한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과감하게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자.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보이지 않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디지털 혁신과 경제 활성화'라는 숙제를 남겼다. 예상치 못한 숙제는 제출 기한이 촉박하다. 다행히 이전 숙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정보화시대의 파도를 잘 넘었듯이 디지털 혁신도 남보다 앞서 갈 수 있다. 경제 위기의 쓰나미를 돌파하는 데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한 배를 탄 심정으로 똘똘 뭉쳐서 협력하고 철저히 준비하자. 우리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도록. 그러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기회는 찾는 자의 몫이고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포스트 코로나는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디지털 혁신의 기회가 아닐까. 세계가 인정한 K-방역을 잇는 K-혁신, K-경제를 기대해 본다.

조휘형 김포대학 마케팅경영과 교수·UKP미래경영연구소 소장 hhcho@kimp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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