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로나19, 이제는 상상력과 고민이 필요하다

“상반기는 실적이 극도로 부진합니다.”

“업황이 최악입니다. 하반기엔 나아질 수 있을까요?”

최근 기자가 만난 기업인들 반응이다. 기업 경영이 호락호락한 적은 없지만 지금처럼 전 업계 차원의 경색 국면은 처음 겪는다. 제3자인 기자마저 그 어려움이 체감될 정도다. 기업 구조조정 움직임이 심심찮다. 현장에 있는 기업이 겪을 고충은 훨씬 클 것이다. 기업 위기는 결국 개인 고통으로 전파된다.

코로나19 유행 시점이 공교롭다. 기업 사이에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연초에는 투자시장이 기지개를 켜며 상승세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대규모 집단 감염이라는 악재가 경제를 덮쳤다. 코로나19 영향력은 전 산업에 걸쳐 파괴력을 발휘했다. 알아도 대처가 어려운 위력이다.

대격변 후에는 새 질서가 세워지곤 했다. 생활 형태, 경제·산업 지형이 바뀌었다. 그동안 고착돼 있던 시장, 생활 습관이 통째로 바뀌는 시점이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스티브 잡스는 한때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났지만 결국 금의환향했다. 지난 2009년 현대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미국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경기불황 속 '역주행' 사례는 이번 사태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아마존은 7만50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10만명 채용 발표 후 추가 채용 계획이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해서다. 코로나19 종식 후 아마존의 마켓 파워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산업계에도 게임 체인저가 됐다.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스마트워크, 비대면업무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현장에서는 새 업무 방식에 호응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택근무 효율성이 예상 밖으로 높다. 재택근무 기반의 새로운 업무 방식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의든 타의든 새 질서 도래는 임박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이제 우리에겐 상상력과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업과 개인 모두가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반전을 일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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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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