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동학개미운동과 초저금리 시대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면서 온라인상 '동학개미운동'이 화제였다. 모아 놓은 자금을 탈탈 털어서 삼성전자 주식에 '몰빵'했다며 제발 전 국민이 한 주씩 사서 주가를 올려 달라는 온라인 게시판의 웃지 못할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됐다.

증시가 얼어붙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위축됐지만 증권사는 함박웃음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증권계좌가 늘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사실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주식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환경은 일찌감치 조성됐다. 그나마 금리 높은 저축은행도 1~2%대에 그친다. 집값은 비현실로 오르고 물가도 매년 오르는데 내 월급봉투만 제자리다. 4~5%대 특판상품에 수십만명이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실 주식은 건전한 투자다. 기업은 주식시장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기술과 설비에 투자, 수익을 낸다. 기업과 경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 속에 증권시장이 큰 역할을 한다. 불법으로 종목을 끌어올리는 세력도 분명 문제지만 금융투자의 순기능을 어릴 때부터 교육받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동학개미운동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불완전 판매로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끼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임직원 비리로 얼룩진 라임투자운용 사태 등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에 예금만 하면 20~30%대 이자를 받던 1980년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개인이 금융투자상품을 공부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어렵고 낯선 전문용어,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힘든 보험약관 같은 금융상품 설명서, 지인이 권유해 멋모르고 시작하는 주식투자 등이 그렇다. 최근 테크핀 기업은 이런 점을 겨냥, '쉬운 금융'을 표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좀 더 쉽고 재미있으면서 금융상품이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라는 인식을 확대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투자 시장에 불고 있는 테크핀 바람과 맞물려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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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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