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시장은 공포로 질려 있다. 미국 월가의 '공포지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6일(현지시간) 2008년 11월 금융위기 당시인 80.74를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우리 경제에 닥칠 위기가 얼마나 심각할지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4·15 총선을 앞둔 여의도는 여전히 '위기감 무풍지대'다. 총선은 한국은행의 올 1분기 경제 성장률(20~22일 예상)이 발표되기 전에 치러진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역시 총선 이후에나 나온다.
국민이 경제의 심각성을 '숫자'로 체감하기 이전에 앞으로 4년 동안 나라를 이끌 '입법부'를 뽑는 결정을 하는 셈이다.
현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된 경제 전문가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당에서 '경제 전문가'라고 포장한 의원은 대부분 50~70대,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산업 현장을 경험한 실물 경제인은 거의 없었다.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라 하여 앞서가고 있는데 여의도는 내내 이와는 전혀 별개인 '선거법' '고위공직자수사처'를 놓고 정쟁을 반복했다.
깨어 있는 일부 의원들이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를 꾸려서 정책 제안을 해도 주류 여권 세력인 '86세대'의 우선순위에 들지 못한 채 뒤로 밀렸다. 2월 임시국회에선 '타다금지법'이 택시 산업 등 유권자 표심을 의식한 의원들에 힘입어(?) 재석의원 185인 가운데 찬성 168인으로 통과됐다. 유권자 표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었다.
21대에선 이런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세대 교체 주자인 청년은 '경선'시키고, 권력을 쥔 86세대 다수는 무혈 단수 공천했다. 물갈이에 앞장서던 미래통합당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정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사회 약자는 많아도 경제나 과학기술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 당도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개정된 법으로 여러 정당이 참여하게 된다. 후보자 정책을 꼼꼼히 보고 경제를 살릴 전문가를 택해야겠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