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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일주일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개학식이 연기된 유치원생부터 초·중·고 각급 학생들은 물론 대학생과 직장인도 외부 활동을 줄이고 '방콕'에 들어갔다. 일부 대기업은 출근 업무를 줄이고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커머스에선 마스크,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정부 대처 역시 바뀌었다. 해외 유입 차단 중심 정책을 펼치면서 경제를 함께 살피는 대응책을 꾀했지만 다시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방역에서도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취임 초기에 마스크 없이 전통시장을 둘러보던 정세균 총리는 최근 중앙대책본부장직을 맡고 아예 대구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이 모든 일은 소강 상태를 보이던 코로나19 사태가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등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주말인 지난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대규모로 일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 말처럼 상황은 변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에 확진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중국인 등의 입국 금지를 하지 않은 정부, 검진을 받지 않고 거리를 활보한 신천지 신도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위급한 상황에 대통령 부부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영화 '기생충' 팀과 '짜파구리' 오찬을 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역이 성공적”이라며 자화자찬하던 당·정·청이 실제로는 방역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코로나19는 멀지 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과도하게 불안을 부추기거나 불확실한 가짜뉴스에 속지 마라”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이 오는 28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초당 차원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 4당 대표와 회동한다고 한다. 아무쪼록 효과 높은 대처 방안에 합의, 다시 한 번 “상황이 변했다”는 말이 나오길 바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