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과 공공의 동등한 역할과 협력이 이른 시간 내에 스마트시티 성과를 가져온 동력이었다고 봅니다.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을 통해 증명된 성과를 확산하고 산업화하는 단계로 가야 합니다.”
이재용 국토연구원 스마트공간연구센터장은 스마트시티 확산의 모델이 된 챌린지 사업을 기획한 인물이다. 인천·대전·부천 등 6개 도시의 실증을 지켜보며 스마트시티가 기존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교통·주차·화재·방범 등은 해당 도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답을 얻었고 이를 솔루션으로 만들었다. 이들 도시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이를 보완할 솔루션으로 스마트시티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 될 가능성을 열었다.
이 센터장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동등한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틀을 잡았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눈으로 보이는 성과가 나타났다.
이 센터장은 “사업을 기획할 때 지자체와 민간을 상하구도로 만들지 않고 최대한 동등한 관계를 갖도록 구성했다”면서 “지자체도 발주 후에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고, 기업도 지자체가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례로 대기업이 공유주차장에 동참해 달라고 건물주를 접촉해도 쉽지 않았던 일이 지자체가 나서면 쉽게 해결된다”며 “지자체가 실제로 부딪히면서 규제를 빨리 정비하고 해결한데다 시민이 참여해 갈등도 원만하게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성과는 '산업화' 단계로 가는 초석을 닦은 것이다. 지금까지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많은 이들에게 추상적으로 다가왔다. 정부의 일회성 사업으로 여기는 이들도 많았다. 이 센터장은 기술을 개발하고 특정 지역에서 실증하는 것으로 끝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1기 위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실증을 넘어 확산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정 지역에서 실증한 결과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스마트시티가 산업이 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실증 자체는 사업화가 안 된다”며 “시장이 되고 산업이 되려면 전국 단위에서 실시하는 사업이 돼야 한다. 실증 후 확산이 뒤따라야 산업화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챌린지를 통해 기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만든 것은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에서 한국의 스마트시티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그동안 한국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송도의 초기 모습이 언급됐다. 정부가 주도해 인프라는 잘 닦아 놓았지만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황량한 모습이 그것이다. 하지만 최근 OECD 라운드 테이블에 올라온 한 보고서는 한국 스마트시티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국내에서 확산이 시작된다면 해외로도 나갈 수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외 스마트시티 확산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