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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은 PC 및 주변기기 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품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다음 주 중국 제조공장 가동이 재개되지 않으면 '대란'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해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급난에서 겨우 벗어나는 듯하던 PC 업계가 신종 코로나라는 복명을 만났다.

중국 쑤저우와 난징에 각각 노트북 제조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종 코로나 상황 호전으로 공장 가동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린다. 아직은 재고로 버티지만 생산중단 사태가 길어지면 공급차질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자재 수급 이슈로 갤럭시 탭 사은품인 커브드 모니터 주문을 한 달 간 중단, 3월 2일 재개한다고 온라인 공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일 이후 생산중단이 길어지면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중소 PC 업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 많아 생산중단 영향을 직접 받는다. 재고 현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소 PC 업체 관계자는 “유통망에서 대량 주문이 들어와도 납품이 불가능하다”면서 “생산중단이 길어지면 솔직히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PC는 부품 70% 이상을 중국에서 공급 받는다.

특히 공공조달시장 매출 비중이 큰 중소 PC 업체 우려가 크다. 공공조달시장은 납기 지연 페널티가 있다. 페널티를 받으면 다음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공공조달시장 특성상 부품을 중간에 마음대로 바꾸지도 못한다. 인증 부품만 써야 한다. 조달청이 신종 코로나를 '천재지변'으로 보고 편의를 봐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소 PC 업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중소 PC 업체 대표는 “중국 춘절을 전후해선 현지 생산 인력 이탈이 많아 미리 재고를 상당량 확보해 두는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올해는 춘절에 신종 코로나 이슈까지 겹쳐 몇 주 내로 재고 고갈이 심각히 우려되고 대책도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PC 업체 관계자는 “PC 케이스는 부피가 커 배로 수송하고 세관을 통과하기까지 1달 넘게 걸린다”면서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는 부품은 비행기로 수송 받는데 두 길이 모두 막혀 있어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진출한 대만 PC 업체는 중국 외 대만에도 공장을 보유해 상대적으로 제품 공급에 여유가 있지만, 한국 내 마케팅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한 대만 PC 업체 관계자는 “2월 예정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취소했다”면서 “마케팅을 집중할 시기를 놓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PC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연간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의 권상준 이사는 “과거 사스(SARS) 사례도 보면 발생 초기에는 PC 판매가 감소하지만 (감염병이) 잡히고 나면 판매량이 회복됐다”면서 “PC는 생필품처럼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어서 연간 판매 변동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