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를 무기로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팔을 걷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공격적 영업을 전개, 고객사를 잇따라 확보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업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P-OLED' 양산에 돌입했다.

해당 제품은 미국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 '캐딜락'이 오는 2분기 선보일 '에스컬레이드'에 탑재된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최근 신모델에 LG디스플레이 차량용 P-OLED 탑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주로 사용했다. 일부 콘셉트카에 유리기판으로 제조된 리지드(딱딱한) OLED 패널이 적용된 사례는 소수 있지만, P-OLED가 차량에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수년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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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자동차용 P-OLED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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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이 달 초 미국 CES 2020에서 선보인 P-OLED 기반 디지털 콕핏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P-OLED는 QHD(2560×1440) 수준 해상도를 구현한다. 운전석 계기판 등에 적용돼 사용자에게 한층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기존 LCD 패널과 비교해 우수한 명암비, 빠른 응답속도, 넓은 시야각 등을 갖췄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알고리즘과 차별화된 설계 방식을 각각 적용했다. 특히 최대 곡률반경 1750R(반지름 1750㎜ 원 수준) 커브드 화면으로 운전자 집중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특수 필름으로 외부 빛 반사와 차량 내 디스플레이 화면이 앞 유리에 반사되는 현상도 방지했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양산을 계기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OLED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 융합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노린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CES 2020에서 “운송산업은 향후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11만대에서 내년 2021년 41만대로 4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2026년에는 460만대로 연평균 80% 이상 급성장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해당 분야에서 작년 매출 점유율 20% 수준을 기록, 일본 JDI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차량용 P-OLED 양산을 시작으로 투명 OLED,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술을 자동차·모빌리티 분야로 지속 확대,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를 벌리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P-OLED 공급에 관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