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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하기 위한 주요 변수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 미·이란 갈등 향방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성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 중국 성장률과 브렉시트(Brexit),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도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간접요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세계 자유무역 기조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글로벌 기업 투자를 위축했고 반도체 수요 부진 등 세계 무역 위축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안 좋았던 것은 단가 요인이 70% 이상이고 석유화학, 철강도 단가가 낮았다”며 “미중 무역분쟁이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장되다 보니 기업 수요가 떨어졌고, 단가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이달 1차 합의문에 서명한 이후 어떤 양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무역분쟁이 1차 합의문 이후 평행선만 달리더라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하지만 추가 무역분쟁이 발생한다면 세계 무역과 경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고 특히 반도체 수요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향방에도 우리나라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국내 석유화학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정학적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으로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원유 단가 변동성에 취약하다. 원유 단가가 소폭 오르면 우리나라에 유리하지만 원유 가격 급등은 시장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중국 성장률과 브렉시트,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도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은 경기둔화로 올해 성장률이 6%에 못 미치면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또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기 불확실성, 수입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도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전문가는 최근 몇 년 간 반도체와 중국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온 우리나라 대외경기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문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반도체나 중국 경기가 부진하면 수출도 부진한 변동성이 큰 수출 구조를 갖췄다”며 “대외 환경 변화에 큰 상관없이 수출 성장을 하기 위해 차세대 주요 품목을 찾고 신흥시장 수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신남방·신수출성장동력 비중이 커지면서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신남방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었고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신수출성장동력이 가전 수출을 앞질렀다”며 “올해도 정부가 정책을 지원하는 신남방·북방 지역 수출 모멘텀이 꺾이지 않고 신수출성장동력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