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TV 시장은 스포츠 이벤트, 짝수해 효과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새해 TV 예상 TV 출하대수는 2억2753만대, 2021년 2021년 2억2971만대, 2022년 2억3325만대다. 당분간 TV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는 모처럼 다가오는 'TV 전성기'를 맞아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 전쟁에 돌입한다. 대다수 업체가 8K, 초대형 프리미엄 위주로 TV 전략을 짜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전략으로 차별화 우위를 점하겠다는 생각이다.
◇삼성 '8K 확대 사활'
삼성전자는 새해 8K TV 시장 확대 전략을 이어간다. 어느 때보다 공격적으로 전체 TV 중 8K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는 현재 55인치부터 65·75·82·98인치까지 8K QLED TV 5개 모델을 출시했다. 새해에는 8K TV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신제품은 올해 논란이었던 화질선명도(CM)값도 높인다.
새해에 QLED TV 확대 전략에도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QLED TV를 500만대 이상 판매했다. QLED TV 판매는 지금껏 출시 이후 매해 2배씩 늘었다. 라인업을 늘리고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것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새해 삼성 QLED TV가 1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에서 한해 판매하는 TV는 4000만~5000만대 수준이다.
삼성은 새해 TV '음향'을 강조한 TV 마케팅도 크게 강화한다. 초고화질에 이어 초고음질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실제 영상 속에 있는 듯 한 입체 음향을 내는 TV와 사운드바 조합을 새해 'CES 2020'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CES 2020'을 기점으로 5세대(G) 이동통신 8K TV, 마이크로 LED TV 등을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0년을 맞아 15년 연속 세계 1위 TV 기업 수성을 위해 어느 때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올레드 퀀텀 점프'
LG전자는 새해 올레드 TV '퀀텀 점프'를 예고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이 핵심 변수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 패널을 전량 공급 받는다. 올해까지 올레드 TV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패널양 만큼 모두 팔렸다. 패널 공급이 올레드 TV 판매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광저우 공장은 지난 8월 준공하고, 현재 시범 생산을 진행 중이다. 양산 개시 시점이 다소 늦어졌지만, 내년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은 고해상도 55·65·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만든다. 내년 공장 가동이 궤도에 오르면, 전년 대비 올레드 패널 출하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HS마킷은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올해 331만8000대에서 내년 600만대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TV용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공급량이 늘면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새해 올레드 TV 출하량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LG전자는 차별화한 '올레드 TV'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LG전자 CEO는 HE사업본부장 시절이던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새해 LG OLED TV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LG는 8K TV분야에선 70인치대 이상 초대형 위주로 제품 전략을 짰다. 4K UHD TV보다 해상도가 4배 높은 8K TV는 초대형 TV에서 구현될 때 소비자 효용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현재 LG전자는 88인치 8K 올레드TV와 7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TV 2종만 출시했다.
새해엔 이보다 다양한 8K TV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70인치대 이상에서만 라인업을 늘릴 방침이다.
롤러블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R, 월페이퍼 등 OLED 특징을 극대화한 초프리미엄 TV도 지속 강화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TV시장을 재편하는 올레드 선봉장으로서 올레드 대세화를 강화하는 한편, 리얼 8K, 롤러블 등 LG만의 혁신 기술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 특수 잡아라…'일본·중국도 만반의 준비'
일본과 중국 TV 제조사도 새해 TV 경쟁에 가세한다.
일본 TV 제조사는 8K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도쿄 올림픽이 세계 최초로 8K로 중계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일본 업체들은 자국 올림픽을 계기로 'TV 패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소니는 올해 첫 8K LCD TV인 브라비아 마스터 시리즈 85·98인치를 출시했다. 새해 소니는 8K TV 확산을 위해 60인치, 70인치대 8K TV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샤프, 파나소닉 등도 2020년형 8K TV 라인업을 대거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도 '가성비 8K TV'와 해외 진출로 시장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 제조사는 내수 시장에 주력해왔으나 지난해부터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중국 1위 TV 제조사 TCL은 올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 수량 기준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해외진출은 미중 무역분쟁이 변수로 남아 있다. 하이센스는 호주와 유럽을 주 타깃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콩카는 미중 문제에도 불구하고 내년 북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성장하는 8K TV 시장도 노린다. 삼성전자나 LG전자, 소니 등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이 무기다. TCL은 10월 말 처음으로 8K TV를 출시했다. 하이센스, 콩카, 화웨이 등도 8K TV를 일제히 내놓고 시장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