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부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전기버스 보조금 수요 조사에서 1416대가 접수됐다. 이는 올해 전기버스 보급 물량 490대와 비교하면 3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 중에 서울·경기가 전체 수요 70% 이상을 차지해, 내년 전기버스 시장은 서울·수도권 위주로 확대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자체가 환경부에 제출한 내년도 전기버스 보조금 물량이 1416대로 집계됐다. 경기도가 600대로 가장 많고 서울(400대)·부산(100대)·경북(85대) 순으로 나타났다. 승용 전기차 보급이 압도적으로 많은 제주와 대구는 각각 20대·30대를 신청했다. 반면에 17개 지자체 중에 전남과 대전·울산·세종은 보조금 예산을 신청하지 않아 내년에 전기버스를 보급할 계획이 뚜렷하지 않았다.
내년도 전기버스 보급 예산은 국회 최종 예산심의를 앞뒀다. 환경부와 상임위원회가 국회에 최종 제출한 예산물량은 1030대분이다. 지자체 사전 수요 물량인 1416대보다 400대가량 적다. 환경부 보급 예산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더라도 부족한 400대는 지자체 별로 신청 비율에 따라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도 전기버스 1030대 분의 예산에 대한 국회 최종 심의를 앞두고 있다”며 “추경을 확정할 수 없는 만큼,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효과적으로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 전기차의 내년 환경부 보조금은 올해보다 100만원 줄고, 지자체 추가 지원금도 100만원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전기버스 보조금은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 환경부 전기버스 보조금(1억원)과 국토부 저상버스 보조금(약9000만원)에다 지자체 별로 추가 지원금 최대 1억3000원을 합치면 전기버스 1대당 3억원 이상이 지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버스는 승용 전기차와 달리 매년 정부 목표치를 달성했음에도 시장 수요에 비해 지원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내년 국내 전기버스 보급 시장 확대로 중국산 차량에 대한 국가 보조금 지원 정책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내년에만 최소 1000대 이상 전기버스가 약 3억원 정부 보조금을 받아 보급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국내산이나 수입차간 동등하게 전기차 보조금을 주고 있고 특히 전기버스 경우 보조금 중 40%가 수입 중국버스에 제공되고 있다”며 “중국은 중국내 생산된 차량에 한해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경우에만 보조금을 주는 것처럼 우리도 자국 산업 육성 위주의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전국 지자체 별 2020년 전기버스 보조금 신청 현황(자료 : 각 지자체)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