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장으로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바뀌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전통적 유료방송을 통해 실시간 채널과 비실시간 콘텐츠(VoD)를 소비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가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270만명입니다. 유료방송 가입자 3249만명의 39% 수준입니다. OTT 등장으로 국내외에선 '코드커팅' '코드셰이빙'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Q:'코드커팅'과 '코드셰이빙'이 무엇인가요?
A:코드커팅은 OTT가 유료방송 '대체재' 역할을 해 소비자가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소비자가 OTT로 충분한 미디어 이용이 가능하다고 보거나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판단했을 때 발생합니다.
반면에 유료방송을 해지하지 않지만 가입 상품을 더 저렴한 상품으로 변경하는 건 코드세이빙입니다. OTT를 '보완재'로 이용하기 위한 추가 지출이 발생하지만 유료방송을 값싼 상품으로 변경하면서 얻는 효용이 더 클 때 이뤄집니다. 유료방송에서 실시간 채널을, OTT에서 VoD를 소비하는 게 대표적 형태입니다.
즉 유료방송 코드(가입회선)를 자르는 건 '코드커팅(Cord Cutting)', 유료방송 코드(가입회선 또는 요금) 굵기를 줄이거나 깎는 건 '코드셰이빙(Cord Shaving)'입니다.
Q:국내외 상황은 어떤가요?
A:코드커팅과 코드셰이빙 현상은 세계 최대 OTT 시장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두 현상은 각각 발생하지 않고 동반돼 발생합니다.
미국은 2017년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 77.6달러(약 8만9700원)입니다. 주요 OECD 32개국 평균 29.4달러를 크게 웃돕니다. 반면에 넷플릭스 월 구독료는 최고가 상품도 15.99달러(약 1만8500원)에 불과합니다. 코드커팅, 코드셰이빙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우리나라는 유료방송 ARPU가 12.5달러(약 1만4500원)로 넷플릭스 최고가 상품 1만4500원과 같습니다. 여러 학자는 향후 코드커팅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유료방송이 저가라 OTT가 유료방송 대체재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코드셰이빙은 발생할 수 있지만 코드커팅이 급격히 늘어날 시장 환경은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강력한 OTT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어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190여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에 이어 올해 11월 애플이 100여개국에 '애플tv플러스'를 출시했습니다. 세계 최대 콘텐츠 공룡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도 곧 미국, 캐나다 등을 시작으로 2년 내 주요국가에서 '디즈니+'를 서비스할 계획입니다. 국내에는 지상파 콘텐츠 중심 '웨이브'와 CJ ENM 주도 '티빙'이 있습니다.
Q: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A:가입자 이탈과 유료방송 ARPU 저하를 유발해 유료방송 사업자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줍니다. 코드셰이빙은 건별로는 재무에 주는 영향은 코드커팅 대비 적지만 무시할 순 없습니다. 코드커팅보다 광범위하게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유료방송 사업자 재무구조 악화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돌아가는 PP사용료 감소를 불러와 콘텐츠를 약화로 이어집니다. 결국 유료방송 경쟁력을 떨어져 코드커팅, 코드세이빙은 심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유료방송 사업자는 OTT 시장에 진출하고 융합 서비스를 출시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OTT에 대항할 자체 OTT를 만들고 콘텐츠 제작에 뛰어듭니다. 이를 유료방송 가입자에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또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커머스 등과 서비스를 융합해 OTT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OTT를 선택하는 이유가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골라보겠다는 의지인 만큼 '맞춤형 콘텐츠' 중심으로 유료방송 상품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유료방송 사업자 상품 구성에 제약이 있어 한계가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사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넷플릭스의 시대, 코리 바커·마이크 비아트로스키 지음, 팬텀북스 펴냄
1997년 우편과 택배로 비디오·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OTT로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유료가입자는 1억5800만명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세계 각국에서 코드커팅, 코드세이빙을 유발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어떻게 대중문화 소비방식을 바꿨는지, 또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남는 미디어 플랫폼 전략이 무엇인지, 디지털 이용자가 꿈꾸는 시청 패턴을 읽어내는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책이다.
◇미디어 브랜드의 진화, 윤홍근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OTT, 1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미디어 브랜드는 점차 분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국내 미디어 업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은 레거시 미디어 버티컬 브랜드 구축부터 OTT 브랜드 특성, 그리고 1인 미디어 성공 사례까지 분석해 미디어 브랜드 진화과정과 혁신방안을 살펴본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