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에 빠진 석유화학업계가 새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저렴한 유가, 유럽 등에서의 시설 폐쇄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반짝 호황에 그칠 수 있어 조만간 발표될 정부 지원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60~70달러선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저렴한 에너지를 위해 전략적으로 석유 공급량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석유 콘퍼런스에서 내년 미국의 석유생산량은 135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과 비교해 47%가량 많은 수치다.
이와 함께 중동의 석유 공급이 안정적이고 브라질 등 신흥국의 석유 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 최대 석유 수요국인 중국이 재생에너지 생산에 집중하면서 수요가 둔화해 국제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등 제조업이 강한 국가의 경제 성장세의 둔화, 캐나다 TMX 파이프라인 가동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일단 석유화학업계 입장에선 원가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원유에서 뽑아내는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때문이다. 이에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을 뺀 에틸렌스프레드도 개선된다. 에틸렌스프레드는 석유화학업계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여기에 유럽, 아시아 기업들의 에틸렌 크래커 설비 폐쇄 등의 영향으로 점진적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중동의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2026년부터 에틸렌 공급이 늘어나면 다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글로벌 에틸렌 공급이 1200만톤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석유화학업계의 스페셜티 전환 노력과 정부의 지원책이 융합돼 내년 빠른 사업 구조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을 위한 저금리의 금융 지원과 함께원가 부담을 줄여줄 관세 인하, 합종연횡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혜택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원, 세제지원은 당장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공급과잉을 극복할 수 있는 스페셜티 전환을 위해서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