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KOVA)가 부산정보기술협회(PIPA)를 내년부터 KOVA 부산지회로 공식 운영하기로 했다. KOVA와 기존 8개 지역 벤처협회 간 갈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역 벤처기업 간 협력 및 지원사업에 혼란이 예상된다.
3일 부산벤처기업협회(BUVA)와 PIPA에 따르면 KOVA는 내년부터 PIPA를 부산지회로 등록해 운영하기로 했다. KOVA부산지회는 명칭을 부산정보벤처협회로 바꾸고 IT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기계·조선기자재 등 지역 제조벤처로 회원사 영입과 지원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다.
BUVA는 대외적으로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속으로는 부산 벤처업계를 대표해 온 입지가 흔들릴까 걱정하는 눈치다.
사실 KOVA와 지역 벤처협회 간 갈등은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대전, 부산, 대구 등 몇몇 KOVA 지회가 KOVA의 부실한 운영과 사업비 배분, 회비 관리 문제 등을 비판하며 탈퇴, 전국벤처단체협의회를 결성해 대립각을 세웠다.
KOVA는 IT를 비롯한 신산업 중심인 반면 지역 벤처협회는 기존 전통제조벤처 기반이라는 점에서 협회 지향점이나 이해관계도 달랐다.
이후 KOVA가 신규 지회를 만들면서 대립은 지속됐고 최근에는 대구경북, 부산 등 지역 벤처협회가 확고하게 자리 잡은 지역에까지 지회 설립을 확대하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갈등 핵심은 지역 벤처업계 대표성이다. 회원사 영입, 정부지원 사업 확보 등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지역 벤처협회들은 “KOVA가 기존 지역협회를 인정하고 공존·협력할 생각보다는 지회를 확대해 전국을 아우른 국내 대표 벤처협회라는 위상 유지에 급급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OVA는 “여러 업종이 산재한 지역 벤처업계에 활동 선택 폭을 넓혀주고, 때로는 경쟁하고 협력해가며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KOVA와 지역 벤처협회는 올해 초 KOVA 지회 설립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가입 혼선, 사업 중복 등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재 KOVA는 7개 지회를 두고 있고, 지역 벤처협회가 결성한 전국벤처단체협의회에는 8개 협회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와 전국벤처단체협의회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