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윤동주가 '별 헤는 밤'을 떠올렸듯 어릴 적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지는 별로 눈이 부셨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어 많던 별이 사라졌습니다. 지구는 하나, 우리도 하나입니다.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며 서울국제공공광고제를 시작합니다.” 김동완 서울국제공공광고제 조직위원장은 30일 서울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개막하는 '제1회 서울국제공공광고제'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잇는 또 하나의 '코리아 글로벌 페스티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구는 하나, 우리도 하나(Earth Is One, We Are The One)'를 슬로건으로 환경, 인권, 평화, 행복 4가지 분야에 국내외 66개국에서 응모작 700여점이 접수됐다. 해외출품작이 약 80%에 달하고 각 나라 언어로 제작됐다.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한 영상 작품이 사진·포스터 등 인쇄 작품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인 미디어가 보편화되며 응시자는 수준급 편집·자막처리 실력을 뽐냈다.
심사위원단은 한국, 중국, 영국, 인도, 이란, 우크라이나 등에서 광고, 영화, 음악, 배우, 교수 등 전문가 10명으로 꾸려졌다. 수상작 87점은 개막식부터 다음달 2일 폐막식까지 KT&G 상상마당에 4일간 전시된다. 대상에는 2000만원, 분야별 우수상에는 각 500만원 상금이 주어진다.
김 위원장은 “어릴 적 시골 마당에 멍석을 펴고 어머니가 쪄준 감자, 옥수수를 먹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쏟아지는 별로 눈이 부실정도였다”면서 “경제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인간이 무차별적으로 지구를 파헤쳐 어릴 적 보았던 수많은 별을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 국가, 민족의 이익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공선(公共善)'을 고민했다”면서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 분쟁 등 인류가 짊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소망을 담아 행사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대다수 국제 광고제는 기업이 주도해 상업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공익 메시지를 담아 광고를 공공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공익광고는 정부나 기업이 주도한다. 반면 서울국제공공광고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동체 이슈에 대안을 제시한다. 상업성을 배제하고 철저히 공공성을 심사한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는 지구촌 유일 분단국가로 항상 전쟁위험과 함께 평화에 대한 간절함이 공존한다. 인권문제는 각국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 이슈”라면서 “먹이사슬 최상위 인간은 물, 공기 등 환경문제에 대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세계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뉴욕, 칸, 베를린처럼 인류 보편 가치를 추구하는 국제행사가 부재했다”면서 “서울국제공공광고제는 공공선에 가치를 둔 세계 유일 공공광고제로 평화와 인류 번영을 위한 지구촌 축제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