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사업 결과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LG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의 '뉴 LG'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자리다. 총수로서 보폭을 확대하는 구 회장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1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실적과 미래 사업계획을 점검하는 '사업보고회'에 착수한다.
LG 사업보고회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씩 개최하는 LG그룹 핵심 전략회의다. 특히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과도 직결돼 중요하다.
사업보고회는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직접 주재한다. 구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보고회를 주재했는데, 지시나 보고보다는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가는 형태로 방식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사업보고회에는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본부장이 참석한다. 주요 안건은 △현재 주력 사업 현황 및 발전 전략 △미래 신사업 발굴 및 육성 전략 △신기술 연구개발(R&D) 강화 방안 등이다. LG전자 같이 규모가 큰 계열사는 사업본부별로 나눠 보고한다.
올해 사업보고회를 관통하는 화두로는 △사업재편 △신사업 발굴 △주력사업 성장 등이 꼽힌다. 구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비주력 사업 정리에 속도를 냈다. 각 계열사별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계획도 주요 안건이다.
LG전자는 가전과 TV 사업 성장성을 이어가면서 스마트폰 사업 실적 회복 방안이 중요한 과제다. 미래 사업으로 키우는 자동차 전방부품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방안이 핵심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가 목표지만 후발주자 등의 추격으로 시장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위 달성을 위한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상황으로,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전기차 배터리 거점에 대한 투자 계획이 논의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레드오션'이 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벗어나 성장 제품인 OLED로 확실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방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특히 애플과의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사업 다각화는 LG이노텍의 오랜 숙제다. 이에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을 육성해왔는데, 성장궤도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사업재편과 투자를 하면서 변화를 주도해왔다”면서 “올해 사업보고회에서는 서둘러 사업재편을 마무리하고, 주력 사업과 신성장 사업 중심으로 집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