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올해 많은 힘을 받았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 대상 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를 폐지했다. 비영리 게임에 대한 등급 분류도 면제시켰다. 취미로 습작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코드를 부여한 게임이용장애 국면에서는 보건복지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게임 진흥 의지를 확실히 했다.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을 법률로 규제하려는 시선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자율 규제가 자리 잡은 결과다. 확률값의 정확도, 확률 설정이 올바른지는 차치하고 업계가 자율 정화를 하겠다는 의지만은 널리 알렸다.
이제 게임업계를 옭아매고 있는 규제는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일몰제를 앞둔 '웹보드 게임' 2개 정도이다. 이마저도 셧다운제는 사실상 폐지 단계에 들어갔다. 이처럼 게임업계의 발목을 묶고 있던 사슬이 하나씩 끊어지고 있다. 정부의 든든한 진흥 의지를 바탕으로 혁신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만하다.
그러나 업계는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를 보여 주지 않았다. 여전히 흥행을 위한 과금 모델과 게임 제작에 우선순위를 둔다. 가끔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스크린샷 4개를 게임 이용자에게 이어 붙여 주면 하나의 게임으로 인식한다. 그만큼 특색이 없다.
신작도 없다. 대기업이 발표하는 3개의 대작이 연말까지 순차 출시되는 상황에서 다른 게임사는 경쟁 자체를 포기한 듯하다. 좋은 게임을 만들어서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시대가 변해도 게임쇼 존재의 의미는 신작 발표와 시연이다. 그러나 업계 소식과 계획을 종합하면 올해도 스트리머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회 기자수첩 '예쁜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리가 없다' 출고 후 살을 빼 보라는 의견에 25㎏ 이상을 감량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갑작스레 살을 빼서 그런지 초기 탈모 증세가 왔다. 머리카락을 잃고 건강과 탈모약을 얻었다.
가치교환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는 것은 세상 이치다. 정부가 진흥 의지로 규제를 풀었다. 게임업계는 혁신으로 화답해야 맞는 거래다. 이제 변명할 규제도 남지 않았다. 좋은 게임으로 응답해야 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