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5년간 13조1000억원 투자를 확정함에 따라 올 연말부터 정식 장비발주를 시작할 전망이다. 이미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개월 전부터 구두 발주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장비 입고를 내년 중순부터 시작하면 패널은 2021년 상반기부터 초도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L8 라인 가동을 이미 중단하고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핵심 전공정 장비 중 하나인 증착기 초도 물량은 일본 캐논도키가 공급키로 했다. 6세대 OLED 투자를 기점으로 끈끈한 협력 관계를 형성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캐논도키에 QD 디스플레이용 8세대 증착기 개발을 의뢰했다.
캐논도키가 8세대 증착기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8세대 증착기를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협력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세대 증착 시스템을 처음 도입함에 따라 파인메탈마스크(FMM)가 필요 없는 오픈마스크 방식도 처음 적용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증착기에 이어 8세대 증착기도 자체 개발한 증발원(소스)을 적용키로 했다고 파악된다. 증발원은 증착기 핵심 부품으로 증발원 구성 방식과 소재에 따라 전체 증착기 성능이 달라진다. 캐논도키가 6세대 OLED 증착기를 중국 패널사에 공급해도 삼성디스플레이와 동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삼성이 자체 디자인한 증발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청색 OLED 위에 배치하는 퀀텀닷용 장비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카티바가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카티바는 삼성디스플레이에 6세대 유기 박막봉지(TFE) 장비를 독점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해 새로운 퀀텀닷 소재를 청색 OLED 위에 인쇄하게 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가 장악해온 화학기상증착(CVD) 장비는 원익IPS와 이원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구두 발주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대형 옥사이드(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양산하는 만큼 이 분야 장비 도입도 필요하다. 현재 L8 라인이 아몰퍼스실리콘(a-Si) TFT로 구성돼 있어 이를 옥사이드로 전환하기 위해 기판에 박막을 증착하는 스퍼터링과 열처리 장비를 새로 도입해야 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테라세미콘 등 기존 협력사 중심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