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가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내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본격화 한다. 향후 FTA, 남북러 협력사업을 기반으로 교역 규모를 1000억달러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한러 양국은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10억달러 규모 공동펀드 조성을 시작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8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지난 6월 1차 회의를 시작한 한러 서비스·투자 FTA를 2020년 실질 타결을 목표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러 서비스·투자 FTA 내년 타결을 위해 연내 서울에서 2차 협상을 개시한다. 향후에는 상품 분야를 포함한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EAEU는 2015년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홍 부총리는 “한러 서비스·투자 FTA가 성공한다면 상품교역 자유화를 포함한 한-EAEU FTA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간 사업 발굴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금융협력은 한러 간 디벨로퍼 협의체 구축으로 더 구체화시키고 가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러 양국은 소재·부품·장비 가치사슬 구축을 위한 10억달러 규모 펀드 조성을 본격화 한다. 이번 경제공동위에서 4억달러를 우선 조성하고, 향후 첨단산업·헬스케어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양국은 조만간 관련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홍 부총리는 “첨단 소재분야에 대한 한러 국제공동 연구개발(R&D)을 2020년부터 본 사업화 하고 추가 협력 분야를 본격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양국 강점을 살린 소재·부품·장비 협력은 러시아 수출을 확대하고, 한국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새 고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한러 혁신플랫폼을 통해 혁신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정보통신기술(ICT) 포럼을 개최해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인공지능(AI) 인력양성 등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협력 분야에도 적극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9개 분야(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산업단지, 농업, 수산)에 걸친 양국 협력사업인 '나인브릿지'에 대해선 이행 협의체를 구성하고 연내 1차 회의를 갖는다.
홍 부총리는 한러 중장기 교역 비전을 제시했다. 수교 30주년을 맞는 2020년 교역 규모를 300억달러까지 높이고, 향후 FTA 체결로 500억달러, 남북러 경협 활성화로 1000억달러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홍 부총리는 “한러 양국은 30년, 한 세대를 지나 성장했다”면서 “번영의 시대 새로운 30년은 개척정신에 더해 성숙하고, 품위 있고, 신뢰 있는 협력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