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콘텐츠 모험투자펀드'를 신설한다. 민간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초기 사업에 마중물을 붓겠다는 취지다. 앞으로 3년간 1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추가해 새로운 콘텐츠 창작에 날개를 달아준다.
정부는 17일 서울 홍릉 콘텐츠 인재캠퍼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콘텐츠 3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과기정통부가 공통으로 마련한 3대 전략은 △정책금융 확충 △선도형 실감콘텐츠 육성 △신한류 연관산업 견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 참석해 “콘텐츠산업은 무한 잠재력을 지닌 성장산업이자 우리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힘”이라면서 “콘텐츠산업 혁신과 도약을 통해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 문화 강국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20년부터 3년간 총 4500억원 규모 '콘텐츠 모험투자펀드'를 신설하는 것이다.
콘텐츠 모험투자펀드는 기획·개발·제작 초기 단계 프로젝트와 소외분야 활성화가 목적이다. 성공 가능성이 엿보이지만 높은 위험부담을 가진 사업모델에 자금을 지원한다.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등 기존 민간투자가 손을 대지 않았던 분야도 적극 검토한다.
김용삼 문체부 차관은 “펀드 운용사가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출자 비중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면서 “출자와 수익보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관심 있는 운용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선도형 사업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국방, 교육, 의료, 정비 등 산업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XR(가상·증강현실 통합)+α'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생태계와 수요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방에서는 '증강현실 원격 전투지휘' △교육에서는 '홀로그램 원격교육' △의료에서는 '가상현실 수술 시뮬레이션' △정비에서는 '증강현실 매뉴얼 정비'에 국산 실감 콘텐츠를 적용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문화·관광 분야에서 체감형 콘텐츠와 체험 공간을 구축한다. 광화문처럼 한국 상징물과 문화 거점을 가상현실로 재현해 집적화하고 지역 소재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실감콘텐츠 제작 지원을 확산한다.
상암동 한국증강현실콤플렉스(KoVAC)에 200평 규모 실감콘텐츠 제작시설을 만들어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수출에서는 케이컬처페스티벌을 대표 한류 기획축제로 육성하고 국제 e스포츠대회도 신설할 계획이다. 해외 저작권 침해에 적시 대응하고 저작권보호를 위해 문체부 내 기획수사팀을 만든다. 민관합동 '한류콘텐츠교류협력위원회'도 구성한다.
17일 오후 홍릉에서 열린 대국민 콘텐츠산업 정책발표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5개 부처 장·차관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김정욱 넥슨 부사장 등 콘텐츠 산업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3년간 1조원 이상 정책금융을 추가 확대해 창의와 혁신에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며 “국민생활 질을 높이고, 미래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분야에서 정부와 공공부문이 과감한 선도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