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한 지 2년여 만에 커머스·금융·보안 등 신사업과 기존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도약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저성장을 탈피하는 신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
정상원 대표가 2016년 1월 이스트소프트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후 조직 내 흩어진 개발자와 외부 인력 30여명을 모아 2017년 7월 AI기술연구소 'AI 플러스 랩(PLUS Lab)'을 설립, AI 기술 확보에 나선 덕분이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AI 기술 기반의 최고 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을 수립하고 실용 노선을 걷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보다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AI 기술에 초점을 뒀다. AI 기술을 IT서비스에 덧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회사 신사업 커머스 분야는 온라인 안경쇼핑몰 '라운즈'다. 사용자가 온라인에서 안경을 착용해보고 본인 스타일에 맞춰 오프라인 매장에서 안경을 구입하는 O2O 쇼핑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지난해 4월 강남에 설치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이를 위해 라운즈에 딥러닝 기반 '버추얼 피팅(Virtual Fitting)' 기술을 도입했다. 100여개 유명 브랜드 4000여 모델을 스마트폰에서 실제와 같이 써볼 수 있게 서비스를 구현했다.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해 다양한 모델을 일일이 둘러보는 불편함을 없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첫 삽을 뜬 커머스 사업에서 30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 60억원 이상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커머스 사업 활성화를 위해 오프라인 직영 안경 매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안경점포와 협력하는 상생 비즈니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또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을 설립하고 AI 투자엔진를 적용한 AI 금융서비스를 1년째 운영하고 있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 차별화된 딥러닝 기반 트레이딩 알고리즘을 금융서비스에 적용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변수와 복잡한 관계를 분석, 펀드매니저에게 투자종목을 추천해 안정적 투자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정 대표는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은 현재 운용 규모가 약 400억원이지만 신규 AI 펀드 상품 등으로 향후 자산운용 규모를 1조원대로 확대, 신규 사업인 AI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신규 사업 외에도 기존 보안사업과 AI 기술을 접목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에 등록한 방대한 양의 악성코드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해 신·변종을 찾아내는 AI 기반 악성코드 분석엔진을 개발했다.
지능화된 보안공격에 대응하는 딥러닝 기반 악성코드 위협 대응 솔루션 '쓰렛인사이드(Threat Inside)'를 출시, 보안 사업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쓰렛인사이드와 엔드포인트 보안을 결합하는 등 AI 기술 적용을 확대, 엔드포인트 중심에서 통합보안 시장으로 보안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인공비서 등 사업은 실생활 적용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대기업 영역에 속한다”면서 “이스트소프트는 2016년부터 바로 사용하는 실용적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SW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