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서울대, 부산대, 고려대, 웅동학원 등지에서 동시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면서 “끝까지 청문준비를 성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는 내부 격론 끝에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교섭단체 3당 간사가 합의한 청문회 개최안을 받아들였다. 조 후보자는 검찰수사와 인사청문 두 가지 검증대에 올라선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료원, 고려대, 단국대, 공주대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 논문 작성과 입학, 장학금 수여 관련 기록을 확보했다.
검찰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양산부산대병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소속 조 씨에게 교수 재량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과정에 관련 규정을 어겼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부산시청 건강정책과 등에도 수사관을 보내 노 원장 등 부산지역 의료기관장 임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한영외고 시절 인턴십을 하고 논문 등을 작성한 단국대와 공주대, 인턴 활동 등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해 입학한 고려대 등지에서도 관련 기록을 확보해 입학 과정에 미심쩍은 점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하기 전 2학기 동안 장학금 802만원을 받은 서울대 환경대학원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사무실과 조 후보자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싸고 접수된 고소·고발 11건의 대부분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성상헌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가 사건 중요도를 감안해 3차장 산하 특수부로 재배당했다.
조 후보자는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오전에는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 머물렀다. 오후에 출근한 조 후보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조속히 해명되기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평소처럼 오전에 출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앞서 법무부 대변인을 통해 “심신이 피로해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전날 송기헌 민주당, 김도읍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법사위 간사가 합의한 9월 2~3일 인사청문회 개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결정을 보류했으나 오후에 다시 인사청문 일정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선회했다. 검찰이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데다 인사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 임명 강행시 따라붙는 정치적 부담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후보자 업무 능력과 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면서도 청문회 개최일이 법적 일정을 넘어선 부분에는 유감을 표시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