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재부품 기업 연구개발(R&D)비가 일본에 비해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한국과 일본 소재부품 기업 1만117개사(한국 2787곳, 일본 7330곳)의 R&D 지출액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소재 생산기업 5곳 중 3곳 꼴로 일본 기업의 R&D가 한국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품 업체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일 기업이 서로 비슷했다.
특히 소재 부문에서 일본 기업의 평균 R&D 지출액은 한국 기업의 1.6배였다. 세부적으로 1차 금속 5.3배, 섬유 5.1배, 화합물 및 화학제품 3.1배에 달했다.
이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만 분석하면 일본이 한국의 40.9배였다.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화학소재 기업이다. 매출(17.9배), 당기순이익(23.3배), 자산(20.5배) 등 주요 재무항목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반면 부품 부문은 일본 기업의 R&D 지출액이 한국의 40%에 불과했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에서 한국 기업의 R&D 지출액이 일본의 8.2배에 달했다.
한경연은 '반도체 착시 효과' 때문이라면서 반도체 제외 시 전체 부품 부문에서 일본 기업이 60% 많다고 설명했다. 전자부품에서는 일본 기업의 R&D 지출액이 3.7배에 달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한국 소재부품 산업은 반도체 쏠림이 심하다”며 “화학, 정밀부품 등 다른 핵심 소재부품에서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