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제는 ‘공황 장애’라는 병명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지만, 아직도 공황장애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연예인들이 많이 알려지자 이를 일종의 직업병처럼 연예인병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공황장애는 연예인만 걸리는 연예인 병이 아니다.
필자에게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치료하여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중년 여성 환자분이 딸에게 “엄마가 공황장애로 치료받았어” 라고 했더니, 딸이 “엄마가 무슨 연예인이야”라고 말했다고 하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있다.
공황장애의 평생 유병율은 3% 정도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이라고 한다면, 150만 명이 일생에 한번은 공황장애를 앓는다는 의미이다.
한편, 공황장애를 공개적으로 말한 연예인들은 남자가 많았지만, 실제 공황장애 환자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많다. 평균 발병연령은 25세이고 어떤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으나,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발생률이 급감한다. 우리나라에서 치료 받는 환자들을 보면 공황장애 환자의 4명중 3명은 30~50대에 분포되어 있다.
최근에 유명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공황장애로 치료 받고 있다는 것을 용기 있게 공개면서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편견과 낙인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겨났다. 일반인들에게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의학적 병을 정신력 및 사회적 능력의 결격 사유가 아니라 치료받아야 하나의 의학적 질병으로 받아들이는 효과를 낳았다. 용기 있는 그들의 고백에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최근 공황장애에 대한 인지도와 정신의학적 치료의 수용 정도가 과거보다 높아지면서 치료 받는 공황장애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공황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약 5만명에서 2017년에는 약 14만4000명으로 7년 동안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적절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뇨나 고혈압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이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 하 듯, 공황장애도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며, 전문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합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더 이상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을 것 같은 공포, 고통 속에서 벗어나 평안의 날을 맞기를 바란다.
오늘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은 공황장애는 연예인만 걸리는 연예인 병이 아니며, 공황장애의 평생 유병율은 3% 정도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으로 전문적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치료하면 완치된다. 공황장애를 편견(偏見)으로 보지 말고 정견(正見)으로 보자.
사공정규 교수는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문장’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칼럼리스트이다.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교육부 위(Wee)닥터 자문의 대표, 사단법인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버드의대 우울증 임상연구원과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