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NHN 등 인터넷기업이 하반기 간편결제를 오프라인으로 확산하는 데 주력한다. 음식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대면 주문과 결제를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네이버는 최근 분당 정자동 사옥 주변에서 '테이블오더' 테스트에 돌입했다. 테이블오더는 음식점에서 고객이 종업원과 대면하지 않고 주문과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다.
테이블오더는 네이버가 모바일 페이지를 개편하며 선보인 '스마트어라운드'와 기존 결제시스템인 '네이버페이'를 결합했다. 이르면 3분기 안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한 없이 오프라인 네이버페이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8월 현재 성남시 정자동 부근 30여 곳 매장에서 테이블오더를 운영 중이다. 테이블오더를 매장에 설치한 김태욱 포시애틀 정자본점 사장은 “처음에는 네이버 직원 위주로 테이블오더를 쓰다가 최근에는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추세”라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결제금액 5%를 네이버페이로 돌려주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카카오는 연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챗봇을 결합한 주문서비스를 내놓는다. 점주가 메뉴와 가격, 상품명 등 필수 정보만 입력하면 챗봇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툴이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해당 매장 상호를 검색해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넣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한다.
NHN은 QR코드 기반 주문 결제 시스템인 오더픽을 테스트 중이다. NHN 간편결제인 페이코와 결합한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역시 최근 직영 매장에서 QR코드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배민스마트오더를 선보였다.
간편결제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점점 커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 거래대금은 약 80조1450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19조5420억원이 오프라인에서 결제됐다. 2016년에는 전체 거래대금이 23조6580억원, 오프라인 거래대금이 3조2220억원이었다. 아직까지는 온라인 거래 비중이 크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인터넷업체 간편결제는 자체 충전기능을 제공하지만 이용자들은 대부분 간편결제를 기존 은행, 카드사와 연동해 쓴다. 간편결제 결제 수요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인터넷 기업 이익이 커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200만원으로 제한한 선불전자지급업 충전금 한도를 최대 500만원으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결제행위 자체가 데이터가 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터넷기업 입장에서는)매장에서 실제 결제가 이루어진 사람들 리뷰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포털이 제공하는 정보 정확도 상승은 물론 지역, 소성공인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페이 쓰임새가 많아지고 이용자 충전금이 늘어날 수 있어 증권, 보험, 대출 등 금융업 진출에 유리하다”면서 “특히 인터넷 업체들의 테크핀(기술에 방점을 둔 금융) 사업은 사람들이 실제 어디에 돈을 쓰는지 파악이 가능한 빅데이터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털 사업 고도화는 물론 기존 은행, 카드사와 차별화한 금융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