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신, 퓨처모빌리티와 협력...중국의 테슬라 '바이튼' 생산
GM이 빠진 전북 군산공장이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튼' 전기차 생산기지가 된다.
바이튼을 만드는 중국 퓨처모빌리티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생산지로 한국을 택했다. 최초 3만대 생산 규모로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퓨처모빌리티가 한국을 택한 건 자국 생산보다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해외 진출에 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기업 명신과 중국 퓨처모빌리티가 최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전기차 생산·공급에 합의했다. 명신은 1995년 설립한 국내 유력 부품 및 차체 제작·생산업체로 최근에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했다. 명신은 지난 6월 2550억원을 들여 GM 군산공장 부지 123만9000여㎡와 생산라인을 인수했다.
명신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첫차는 퓨처모빌리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형 전기차인 '바이튼(BYTON)'이다. 양사가 합의한 연간 물량은 최소 3만대 이상이다. 바이튼 중국 생산 모델은 중국 CATL의 각형 배터리를 채용하지만, 국내 생산 물량은 삼성SDI 각형 배터리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 참여업체 고위 관계자는 “명신과 퓨처모빌리티가 연간 3만대 규모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면서 “(군산공장) 인수작업이 완료된데다, 수주물량까지 확보하면서 이제는 공장 운영을 위한 설비 마련 등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군산시 관계자는 “명신의 군산공장은 지난 7월부터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전담 설비 교체,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고 확인했다.
지금까지 북경차그룹·조이롱차 등 다수의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가 해외 생산거점으로 한국을 검토한 바 있지만 실제 실행에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양사 협력으로 퓨처모빌리티는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명신은 완성 전기차 제작·생산 경쟁력과 물량을 갖추게 됐다. 특히 퓨처모빌리티는 제조 중심 기존 중국 업체와는 달리 상품·생산·시장 전략 등 유연성을 가진 업체다.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과 협력이 기대된다.
퓨처모빌리티는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와 애플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 등이 투자한 업체다. '프리미엄 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 목적으로 2016년에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설립 초기부터 테슬라·닛산·BMW 출신의 전기차·자율주행 전문가가 동참했다. 회사는 초기 모델부터 고성능 전동화에 레벨3 수준 자율주행 차량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명신은 GM군산 공장 인수이후 바로 완성 전기차 생산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명신이 속한 MS그룹은 자동차부품을 포함해 차체·도어모듈·프레임 등 엔진기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다. 명신은 미국 테슬라 전기차에 차체를 납품하는 등 기술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명신은 초기 외주 제작을 통해 전기모터·배터리시스템 등 전동화 기술 경쟁력을 쌓은 뒤 수년 내 자체 브랜드 전기차에 도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명신 관계자는 “군산 공장에 TF가 구성돼 몇몇 사업이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특정 업체와의 사업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명신은 지난 6월 한국지엠 측에 인수 잔금을 모두 치렀다. 이 회사는 공장 인수 비용을 포함해 모두 2500억원을 투입, 전기차 생산설비와 연구개발능력을 확충해갈 계획이다. 우선 OEM 방식으로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면서, 2025년까지 자체 모델을 개발, 연간 15만대의 전기차 생산한다는 목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