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도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장기화에 대비해 관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를 분석해 대책을 강구하고,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R)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신문이 전국 지자체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역 기업 대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르는 피해 여부와 품목 등을 전수조사하거나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대응책 강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반도체 관련 기업의 많고 적음에 따라 상이하기는 하지만 단기 피해가 미미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직간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은 피해접수 창구나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하는 등 비상대책기구를 꾸리고 피해 품목과 현황을 파악하는 단계지만 현황을 파악하는 대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 대책과 함께 수출 규제 품목 중심의 국산화 지원 사업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별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소재·부품 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비상대책반을 가동,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7일 부산경제진흥원에 피해접수센터를 설치하고, 피해 점검과 대책 마련을 위한 대책반도 꾸렸다. 8월부터는 피해 기업 조사반, 긴급자금 지원반, 산업육성지원반 등 조직을 체계화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울산시도 첨단소재와 부품 분야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단을 꾸리고 기업 피해 상황과 실태를 파악, 수입 경로 발굴 및 수입처 전환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대책회의를 열고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데 이어 조만간 유관 기관과 전문가로 구성한 비상대책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지난 15일 일본수출규제 애로신고센터를 가동했다. 강원도 역시 사태가 장기화되면 의료기기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수출비상대책반을 꾸린다.
경북도, 광주시 역시 수출 유관 기관과 기업 대표 등이 모여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다.
대구·경북, 울산시 등은 규제 품목 국산화 지원 사업도 병행한다. 경북도는 자체 부품·소재 기술 개발을 위해 행정 및 재정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대구시는 정부 소재·부품 분야 연구개발(R&D) 사업에 적극 참여, 지역 소재·부품산업 기술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소재·부품 분야별 기초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관내 소재·부품 산업이 자생할 수 있도록 R&D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한발 더 나아가 향후 추가 규제 가능성이 있는 화학 소재와 지능형 자동차부품으로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 개발에 행정 및 재정 지원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전국 시·도지사들은 지난 24일 부산 웨스트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2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에서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철회를 촉구하는 '일본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조치철회촉구문'을 채택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