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제올라이트 모방한 탄소-수소 활성화 촉매 시스템 개발

포스텍(POSTECH)은 황승준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중요 에너지원이자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유용한 화합물인 메탄올로 전환하는 '제올라이트(zeolite)'를 모방한 탄소-수소 활성화 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 22일 밝혔다.

천연가스의 주요 성분인 메탄가스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기체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운송과 저장이 어려워 활용에 제약이 있다. 또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대부분 연소시켜 이산화탄소로 전환하여 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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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황승준 교수, 김동영 박사후연구원, 통합과정 손영준·이영준·박재완 씨.

따라서 메탄가스를 메탄올로 전환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메탄 분자의 강력한 탄소-수소 결합을 끊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촉매 개발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자연에서 쉽게 발견되는 광물인 제올라이트에 주목했다. 제올라이트는 메탄을 메탄올로 산화하는 반응을 촉진한다고 알려졌지만 광물에 포함된 알루미늄(Al) 등의 원소들이 어떻게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구리(Cu)와 알루미늄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다중 금속 복합체'로, 두 금속의 결합을 통해 반응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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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제올라이트의 구조와 본 연구에서 개발한 다중금속 구리 복합체의 구조 그림

이 플랫폼을 이용해 실험 결과, 알루미늄이 포함된 경우 기존 대비 활성화 가능한 탄화수소의 결합 세기는 11kcal/mol 증가했고, 반응속도 14배 증가해 반응 효율이 크게 향상했다. 특히, 알루미늄이 포함된 촉매는 87kcal/mol의 결합 해리 에너지를 가진 탄소-수소 결합을 활성화해 기존 구리 옥소 복합체 촉매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또 알루미늄이 구리와 상호작용하며 촉매 전자 밀도를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반응을 더 원활하게 만든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전자 밀도 변화는 탄소-수소 결합 활성화 반응에서 에너지 장벽을 낮춰 반응속도를 가속하는 역할을 했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알루미늄 금속의 촉매 작용 메커니즘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황승준 교수는 “제올라이트 기반의 촉매 설계를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다양한 불균일계 촉매2)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촉매 개발 및 에너지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삼성미래기술 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세계 최고 권위 화학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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