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금호산업은 25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지분율 31%)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을 추리는 예비입찰을 9월까지 마친 뒤 10월께 본입찰이 진행된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본계약 체결까지 매각 작업이 모두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비밀유지확약서와 500만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투자설명서(IM)와 예비입찰안내서를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이 규정한 항공운송 면허 결격사유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전날 아시아나항공 주가(6520원) 기준 구주 인수대금은 4500억원 수준이다.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매각가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어서 총 인수가격은 1조5000억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최대 2조원은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항공사로,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다. 취득이 어려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 진입을 노리는 대기업에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다만,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해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SK, 한화, CJ, 애경 등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애경을 제외한 기업은 모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내부적으로 인수 참여를 면밀히 준비하고 있지만, 인수전이 과열되면 매각 가격이 올라갈 것을 우려해 진의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금호산업이 매각 주간사 등과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이른 시일 내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