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양대산맥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2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표정이 엇갈린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에 이어 부진한 성적이 예고된 반면, 전분기 사상 최대실적을 낸 LG생활건강은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 화장품 프리미엄 라인업의 격차가 중국 사업에서 양사의 희비를 갈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75억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13.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영업익이 무려 26% 급감했던 어닝쇼크의 여파가 이어질 우려다.
반면 LG생활건강은 11.7% 늘어난 298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화장품 사업에서만 2167억원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럭셔리 브랜드 '후'와 '숨'를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견조하다.
업계에선 해외 사업의 성과가 양사의 실적 희비를 가른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이 탄탄한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두각을 나타낸 반면, 이니스프리·라네즈 등 매스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로컬 브랜드와 경쟁 심화로 실적 회복이 더디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현지 사업은 프리미엄 사업 비중에 따른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럭셔리 비중이 90% 이상인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사업 성장률은 37%로 예상되는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비중이 20%수준으로 4%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헤라는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나, 중국 매출에 45%를 차지하는 주요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의 부진으로 전체 성장률은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프리미엄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숨의 로시크 숨마 라인, 오휘 더 퍼스트라인 등 초고가 라인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중국향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2.4% 증가한 162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포트폴리오는 중국 중산층 확대 및 도시화에 따른 소비 고도화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하반기에는 반드시 반등을 일궈내겠다는 의지다. 국내서는 수요가 줄어든 로드샵 매장을 줄이고 멀티샵으로 전환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서도 이니스프리 점포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현지 매장수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