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반도체 시장 침체가 이어진데다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시장에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다만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소폭이나마 증가했고,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반도체 부진 장기화…하반기 살아날까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29%나 감소한 6조500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분은 8조원이 넘었다.
삼성전자가 사업부문별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줄어든 영업이익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 몫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11조6100억원이었으나 올해 2분기에는 3조3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반도체에서만 8조원 넘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관건은 반도체 실적이 언제 회복하느냐다. 삼성전자 전사 실적에서 반도체 비중이 워낙 커서 반도체 회복은 전사 실적 상승과 맞물려 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업계는 세계 IT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면서 가격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은 불안 요소다. 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소재 수출 규체 등 대외적인 변수가 많은 것도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이 다소 개선되겠으나 큰 폭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갤럭시폴드·갤럭시노트10,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 되살리나
IT·모바일(IM) 부문 수익성 악화도 2분기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가 타격이 컸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전작을 넘는 흥행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하락을 막지 못했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중저가폰 비율이 증가해 평균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갤럭시S10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면서 “중저가폰 갤럭시A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체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늘었으나 영업익이 하향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가 일부 유럽 지역에서 반사이익을 거뒀으나 주로 중저가폰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폰 실적 반등의 열쇠는 하반기 등장할 전략 제품에 달려 있다. 3분기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사업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 5G 상용화 역시 스마트폰 ASP 상승과 네트워크 장비 수출 확대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한 CE…하반기도 성장 기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실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추산된다. TV와 생활가전 모두 선전하며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TV 사업은 QLED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데다, 2분기 중반부터 물량 확대 전략을 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생활가전은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이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하반기 TV 사업은 삼성전자의 물량 확대 전략이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초대형·프리미엄 판매 전략과 함께 UHD 엔트리급 모델 판매 확대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며 수익성 강화 전략을 이어간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