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군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통신 기술을 둘러싼 비판이 거셌다. 국방부와 군이 퇴출된 와이브로를 고집했기 때문이다. 자가망이라 문제가 없다는 게 군 입장이다.
납득하기 어렵다. 발전 가능성이 사라진 기술은 기술 지원이나 부품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통신 기술 낙후성은 수조원이 투입되는 TICN 전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군이 2005년 통신 기술을 결정할 당시 와이브로는 '최신' 그리고 '국산' 기술이라는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롱텀에벌루션(LTE)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통신 기술 재검토에 대한 전문가 지적이 이어졌다.
담당 공무원과 군 관계자는 이를 무시했다. 결국 2023년 완료될 사업에 와이브로를 써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023년은 5세대(5G) 이동통신 전국망 구축은 물론 6G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을 시기다. 명백한 정책 실패다.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사물통신(V2X) 통신 기술을 둘러싸고 비슷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웨이브(DSRC)와 5G 기반 C-V2X 논쟁이다.
국토교통부는 오랫동안 투자한 웨이브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5G C-V2X 제품 양산이 2~3년 후라는 게 이유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와 추세를 감안하면 C-V2X로 가는 게 순리다. 법·제도 등을 정비하려면 자율주행 도입은 적어도 5년 이상이 걸린다. 과거가 아닌 미래 기술을 선택해야 한다.
TICN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 담당 공무원의 합리적 판단이 요구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