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온라인 환전 숨어서 하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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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즈 배송차량.(사진=그레잇 제공)

핀테크 스타트업 그레잇은 인천공항공사와 맞붙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사업이 가능하다는 허락을 받아냈지만 인청공항공사가 예상 밖 암초가 됐다.

그레잇은 지난해 4월 기재부로부터 온라인 환전사업 자격을 취득했다. 같은 해 5월 웨이즈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다. 가입자가 10만명에 육박한다. 앱으로 24시간 환전 신청이 가능하다. 집, 공항, 사무실 등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외화를 받을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환전을 위해 은행을 찾아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었다.

그레잇은 환전 시장 투명성도 높였다. 현재 환율·수수료 측정 시스템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은행 지점별 수수료 우대 정책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환율도 마찬가지다. 웨이즈는 10분마다 환율 변동을 계산, 수수료를 매긴다. 수수료 산출 과정을 영수증으로 제시, 고객 신뢰도를 높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적법한 절차를 지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공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공항 내 외화 전달 서비스를 하려면 경쟁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어길 경우 노점상으로 간주돼 단속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레잇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불복 청구를 넣었다. 열흘 후쯤 결론이 날 예정이다. 기재부도 그레잇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사와 공항 입주 은행을 차례로 만나 설득에 나섰다.

권용근 그레잇 이사는 “기재부가 이례적으로 개별 기업 사업을 두고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인천공항공사의 방침에 변함이 없어 사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도 비슷한 고초를 겪는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동킥보드 규제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3월 열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회의에서도 전동킥보드 시장 활성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규제 개선 속도는 매우 더디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주행 안전 기준조차 정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탈 곳도 마땅치 않다. 현행법상 차도 외엔 사실상 주행이 불가능하다.

전동킥보드는 공유경제 시대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 업체가 10곳 넘게 등장, 시장을 키운다.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은 2016년 6만대에서 2022년 20만대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크앤로 부문장(변호사)은 규제 샌드박스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같은 장관급 규제 샌드박스로는 부처 간 갈등을 조절할 수 없다”며 “국무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신청형 현행 제도에 더해 국민 참여형 규제 샌드박스 도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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