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로켓배송 등에 사용되는 자체 운송장의 'QR코드' 위치를 전격 수정했다. 그동안 포장재 표면에 그대로 노출돼 범죄 악용 우려가 제기됐던 운송장 내 QR코드를 물품 수령 후 간편하게 떼어내 파기할 수 있는 스티커 안쪽 영역으로 이동시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일부터 QR코드 위치를 운송장 스티커 절취선 내 오른쪽 위로 옮긴 개선안을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이 배송 완료 이후에도 포장재에 남아있던 QR코드로배송 주소 등 민감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고 보도한 지 2주일여만이다. 〈본지 3월 9일자 1면 참조〉

쿠팡은 최근 몇 년간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송장에 1차원 바코드와 QR코드를 병행 사용했다. 그러나 QR코드에 암호화되지 않은 배송 정보가 담기면서, 별도 인증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수령인 주소와 일부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쿠팡의 QR코드는 송장에서 떼어낼 수 있는 스티커 영역이 아닌 공간에 인쇄됐다. 이 때문에 버려진 포장재에 붙어 있는 QR코드만으로도 제삼자가 거주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스토킹, 피싱 등 범죄 악용 우려도 나왔다.
개선된 운송장에서는 마스킹 처리한 고객 이름과 주소 정보가 담긴 QR코드가 절취 영역 안으로 이동했다. QR코드가 빠져나간 기존 왼쪽 아래 자리에는 배송 구역 코드와 배송 유형 구분 표기 등 고객 정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물류 식별 데이터를 배치했다. 오분류·오배송을 방지하기 위한 물류 효율성은 유지하면서도,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쿠팡은 운송장 개편을 위해 전체 물류 프로세스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운송장 포맷에 맞춰 출력 기기 설정을 변경해야 하는 것은 물론 라벨 부착 공정도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전자신문 보도 이후인 이달 중순부터 운송장 개선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장 부착 공정 작업 효율성, 배송 기사들의 바코드 인식률과 스캔 속도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가 실제 현장에 안착하면 쿠팡의 'QR코드 보안 사각지대'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QR코드에 담기는 정보의 암호화 여부 등 추가적인 보안 설계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빠른 개선 조치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개인정보 이슈에 있어서는 작은 오해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