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놀자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여행 수요 급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여행사에 이어 온라인 여행사(OTA)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오는 6월 1일부터 비상경영 조치를 시행한다는 내용을 최근 사내에 공지했다. 핵심 메시지는 '비용 절감'과 '경영 쇄신'이다. 출장·회식 등 비용 지출을 줄이고, 리더급의 재택근무를 폐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인력감축, 희망퇴직 등 고강도 조치는 언급되지 않았다.
야놀자 관계자는 “최근의 사내 공지는 야놀자가 그간 지속해 온 효율화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전 직원이 현 상황에 공감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계기로 봐주길 바란다”면서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인한 경영 실적 부진이 주요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2367억원을 달성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17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숙박·항공·레저 상품을 유통하는 '컨슈머 플랫폼' 부문은 올 1분기 영업손실 약 1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45억원 줄었다.
야놀자는 1분기 실적에 대해 “글로벌 사업 확대, 인공지능(AI)·데이터 전문 역량 내재화 등 전략적 투자 비용이 선제적으로 집행된 결과”라면서 “분기 중 지정학적 이슈를 비롯한 글로벌 여행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수익성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야놀자의 비상경영이 단기 처방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행 업계에선 중동전쟁 여파가 2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선 유류 할증료는 지난 3월 6단계로 낮았지만, 4월 18단계, 5월 33단계(갤런당 470센트 이상)로 급등했다. 33단계에서는 대한항공 미주 장거리 노선 왕복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이 붙는다. 6월 유류 할증료는 27단계(갤런당 410∼419센트)로 인하됐지만, 여전히 높은 비용으로 여행에 장벽이 되고 있다.
야놀자에 앞서 항공사, 여행사는 이미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3월에는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 4월에는 대한항공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수익성 중심 노선을 운영해 위기에 대응하는 게 주요 골자다. 교원투어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무급 방식의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한 국내 여행 기업 대표는 “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선 항공권 상품을 판매·유통하는 여행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면서 “중동 전쟁이 종전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다가도 다시 교착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여행 수요 감소 추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