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아우디 A4 신모델에 탑재…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 '시동'

삼성전자가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첫 공급한다. 삼성이 장기간 공들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이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올 가을 유럽에서 출시 예정인 아우디 신형 차량 'A4'에 자사가 개발한 '엑시노스 오토 8890'이 탑재된다고 30일 밝혔다.

엑시노스 오토 8890은 아우디 A4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동하는 메인 프로세서 역할을 한다. 차량 운행 정보나 상태 정보, 멀티미디어 재생 등을 지원한다. 다양한 기능이 원활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AP에는 8개 CPU 코어와 12개 GPU 코어가 탑재됐다. 또 다중 운용체계(OS)를 지원하고, 최대 4개 디스플레이를 동시 구동할 수 있다. 아우디는 이 AP를 기반으로 '3세대 MIB(모듈러 인포테인먼트 플랫폼)'를 만들어 A4에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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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엑시노스 오토 8890

삼성전자 차량용 AP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아우디와 공급 계약을 맺고, 개발을 진행해왔다. 자동차에 쓰이는 반도체는 내구성과 안정성이 중요해 실제 계약부터 양산 공급까지 수년이 걸린다.

한규한 삼성전자 상무(DS부문 부품플랫폼사업팀)는 “아우디 신형 A4 출시로 오랜 기간 협업한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 “혁신적인 인포테인먼트 환경을 구현해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AP 공급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본격화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삼성은 자동차 전장화 추세에 따라 4대 미래성장 사업 중 하나로 전장부품을 선정했다. 반도체 부문에선 차량용 AP와 이미지센서에 주목, 지난해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오셀 오토'라는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삼성 차량용 반도체가 완성차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NXP·인피니언·르네사스 등과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7.1%씩 성장해 2016년 323억달러에서 2020년 424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 시장을 놓고 기존 차량용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퀄컴, 엔디비아 등도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 전장화를 넘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으로 발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선 후발주자인 삼성이 어떤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모바일에서 쌓은 AP 기술력을 자동차 멀티미디어 쪽으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우디 A4를 시작으로 차세대 모델에도 엑시노스 오토 제품을 공급하며 차량용 프로세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 1월 아우디 차기 모델격인 2021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엑시노스 오토 V9'은 디스플레이 장치 6개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고 카메라는 최대 12대까지 지원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