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습근로자'가 제도 도입 5년 만에 8만명을 넘어섰다. 일학습병행제 참여 기업도 1만4360개에 도달했다.
고용노동부는 일학습병행제도 도입 기업은 1만4360개, 학습 근로자는 8만1998명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일학습병행제도는 청년이 학교에서 산업현장으로 원활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2014년에 시작됐다.
일학습병행은 독일, 스위스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터 기반 학습을 한국 현실에 맞게 설계한 '현장기반 훈련'이다. 기업이 청년 등을 먼저 채용해 체계적으로 현장훈련을 지원한다.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보완하면 정부 또는 산업계가 평가해서 자격을 준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현장 실무형 훈련을 제공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근로자는 학습과 일을 동시에 하는 장점이 있다.
직종별로 보면 일학습병행 훈련 적용이 쉬운 기계(30.3%), 전기·전자(13.8%), 정보통신(12.3%) 등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참여 비율을 보였다.
일부 지역은 산업별 분포에 따라 특정 직종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참여 비율을 보였다. 경기, 경남, 충남 등 대부분 지역에서 기계 직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서울은 정보통신(38.6%), 대전은 전기·전자(19.5%), 전남은 재료(38.5%), 제주는 숙박·여행(25.9%) 비중이 가장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20~49인 기업 비중(35.8%)이 가장 높았고 20인 미만 기업(29.7%), 50~99인 기업(17.7%) 등 순으로 나타났다. 1000인 이상 기업 비중은 0.8%로 극히 낮았다.
많은 중소기업이 인력 양성 체계를 만들어 학습근로자 직무 수행 능력이 좋아지고 기업 경쟁력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학습병행을 운영하고 있는 창원 소재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일학습병행 덕분에 맥이 끊겨가던 젊은 기술 인력이 현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라며 “일학습병행은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젊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고 중소기업 인력난에 숨통을 트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신철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많은 청년이 일학습병행에 참여해 기업 핵심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고등학교 단계부터 충실히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중소기업 현장 훈련 수요를 고려해 일학습병행을 확산하고 민간 자율형 훈련 모형을 도입해 산업계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학습 근로기간이 끝난 학습근로자가 일정 수준 평가에 합격할 경우 국가자격을 주는 내용의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이 통과되면 국가자격 부여는 물론 일학습병행 제도 활성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