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전기 PLP 사업 7850억원에 인수

삼성전자가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징 사업(PLP)을 7850억원에 인수한다.

삼성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기 PLP 사업 양수를 확정했다. 삼성전기도 이날 이사회를 열어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양도하기로 했다. <본지 2019년 4월 23일자 3면, 22면 참조>

PLP는 반도체 성능 제고에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지면서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2015년 삼성전기와 삼성전자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개발에 착수,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기술을 완성했다.

FO-PLP는 입출력 단자 배선을 반도체칩(Die) 바깥으로 빼내 반도체 성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기판을 사용하지 않아 생산 원가를 낮추는 기술이다. 특히 FO-PLP는 사각형 패널로 반도체를 패키징해 경쟁 기술인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보다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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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PLP 소개 화면(자료: 홈페이지 캡쳐)

삼성전기는 PLP를 신규 사업으로 육성했다. 이윤태 사장 직속으로 PLP 조직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경쟁을 위해 PLP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양산능력도 강화해야 한 점이 삼성전기가 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매각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보다 투자 여력이 큰 삼성전자가 맡아 PLP 사업을 키우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및 시스템 반도체와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PLP 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최근 반도체 칩부터 패키지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 요구가 높았다”며 “또 급속한 성장이 전망되는 전장용 MLCC와 5G 통신모듈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업 양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지금까지 PLP 사업에 5000억~6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익은 아직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삼성전기는 PLP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카메라 모듈과 같은 기존 사업과 전장용 MLCC 등에 투자를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5G 통신모듈 등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전기만의 핵심기술을 활용한 신규사업도 적극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PLP 사업 인수 후 투자를 강화해 패키징 기술을 보강하고 파운드리 및 시스템 반도체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패키징 기술 부재로 애플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주문을 대만 TSMC에 빼앗긴 바 있다.

삼성전기 PLP 사업 이관은 법적인 절차 등을 거쳐 6월 1일 완료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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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자료: 삼성전자)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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