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과 직원의 자긍심은 하나의 가치로 묶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직원은 더 높은 리딩뱅크를 세우는 기둥입니다. 고객 관점으로 보려는 노력에서 혁신 프로세스가 나오고, 직원의 드높은 자긍심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취임식에서 첫 번째로 강조한 최우선 경영 핵심은 바로 고객이다.
진 행장은 취임 후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빠른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롯데호텔에서 서울·경기 지역 우수 고객 300여명을 초청해 조찬 세미나를 열고 현장 경영을 시작했다. 조찬 세미나는 진 행장의 첫 번째 고객 소통 행사였다. 진 행장은 이 자리에서 중소·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주요 고객인 최상위 귀빈(PWM) 등과 만나 그동안 보내 준 성원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진 행장은 “모든 것을 고객 관점에서 돌아보면서 산업 현장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경영에 가장 먼저 반영하겠다”면서 “기업별로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로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 행장은 지난 1일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및 다른 시중은행들과 함께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가장 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진 행장은 서울·경기 지역 고객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대전·충청, 호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등 4월 한 달 동안 전국 주요 지역 영업 현장을 방문한다.
직원 소통도 병행한다. 지역별로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소통 간담회를 열어 영업 현장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영업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진 행장은 은행장 내정 이후 3개월의 인수인계 기간에 각 지역의 영업점 현장을 사전 연락이나 수행비서 없이 혼자 방문, 고객과 직원 입장에서 불편한 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확인하는 등 다소 파격적이고 엉뚱한 돈키호테식 경영으로 신한은행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고객과 함께 또 하나의 주요 과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진 행장은 10일 “진정한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 채용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면서 “정보기술(IT) 기본 소양을 갖춘 인력을 뽑아 이들을 영업점에 투입, 고객 디지털 요구를 파악하는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디지털·IT 개발 인력을 유목민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도 피력했다. 그는 “IT 개발과 디지털 직원 사무실을 없애고 이들 인력을 현업 부서로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IT 개발자가 현업으로 나가 있도록 해서 디지털 유목민화가 된다면 고객의 디지털 니즈를 수용, 혁신할 수 있는 진정한 디지털 기업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