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新영업之道]<19>영업은 일선 관리자에서 판가름난다(4)사람 욕심

Photo Image

본사에서 근무한 지 두 달이 지날 때였다. “함께 일하는 팀원이 어떤가”라는 사장 질문을 받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50%는 함께 변화를 이끌고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대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연중이고, 리더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4개월 후 최종 결정을 하겠지만 3명은 연말에 교체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마무리 후에 바꾸려 한다.”

“잘못 생각하고 있다. 모두 즉시 바꿔라. 리더의 결과는 팀원 성과의 평균치다. 당신 얘기에 따르면 팀의 50%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인데 그런 상태로는 결과가 뻔하다. 버스 운전사가 시동을 걸기 전에 우선해야 할 일은 태우고 갈 사람과 내리게 할 사람을 결정하는 것이다. 일단 출발하면 잘못 탄 승객을 내리게 할 수 없다.”

내 생각은 달랐다. '직원 능력에는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모두 만족할 만한 직원만 데리고 일한단 말인가? 처지는 직원이라면 키우고 끌어올리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지 모두 갖춘 사람만 찾는다면 그게 리더인가.'

동료 임원 가운데에도 유난히 사람 욕심 많은 리더를 볼 수 있었다. 능력 있고 일 잘하는 직원을 데려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얼굴 붉히는 일도 봤다. 그것을 이기심 강하고 영약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어리석었고,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데 10년이 걸렸다.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추고, 뒤처지는 사람 손잡아 주고 야단도 치면서 모두가 다 목표 지점을 통과하는 단체 마라톤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세대의 의식 구조는 전혀 다르고, 일에 대한 가치관도 바뀌었다. '일=삶'이던 시대는 끝났다.

사람, 못 바꾼다.

직원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지만, 영업조직 리더에게 직원의 개념은 다르다. 영업직원은 직급과 관계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장의 장수이고, 지역의 영주다.

영업직원은 독립된 존재다. 경기장에 들어선 선수를 통제할 수 없듯이 고객 접점의 모든 일은 영업 직원에게 달렸다. 영업직원 한 사람이 고객 신뢰를 무너뜨리면 누구도 다시 살릴 수 없다.

영업직원의 어이없는 실수로 회사가 오랫동안 공들여 쌓아 온 탑이 한 순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경기장 밖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치는 코치의 주문은 아무 의미가 없다. 코치에게 주어진 현실에 맞는 선택은 제대로 못 뛰는 선수를 바꾸는 일이다. 현장에 투입된 영업직원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다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축구 선수에게 '뛰어'라고 소리치는 코치와 같다.

고객 가치 창출을 고민해야 할 영업 리더가 직원 자질과 자세 문제로 시간을 빼앗긴다면 조직의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신입사원 또는 2년 미만 직원이라면 리더가 가르치고 도와주면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리더는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잘못된 방식과 패러다임에 물들여진 영업의 베테랑은 바꾸기(改造)보다 사람을 바꾸는(交替) 것이 더 현명하다. 바꿀 수도 없고 바뀌려고 하지도 않는다.

3A로 판단하라

스포츠 리더가 최상의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하듯이 영업 리더의 첫 책무는 제대로 된 진용을 갖추는 일이다. 현장에서 리더는 영업직원을 능력(Ability) 중심으로 판단한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의 동기부여(Aspiration) 요소이며, 자세(Attitude)다. 지식, 스킬, 경험 중심으로 판단하는 능력은 직원과 리더 공동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동기부여 요소는 바꾸기 어렵다. 자세에 문제가 있다면 영원히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영업 현장은 학교나 교정기관이 아닌 전장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오로지 '돈'에 의해 동기부여가 된다면 팀과 회사에 치명상을 남기고, 기본에 문제가 있다면 조직을 와해시킨다.

집착하지 말라

“그동안 가장 힘든 것은 사람에 대한 집착이었습니다. 기회를 주되 냉정하게 평가한 뒤 결정하세요. 문제를 발견하면 사람을 고치려 하지 말고 조용히 사람을 바꾸세요. 이렇게 못한 것이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입니다.” 송별 자리에서 후배에게 한 말이다.

직원 역량이 부족하면 가르치고 고쳐서 모두 최고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욕심이다. 직원도 동의하지 않는다. 감독이 경기에 투입할 베스트 멤버를 정하듯이 세 가지 A를 기준으로 영업직원을 평가하고, 바꿀 직원은 바꾸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와 함께 바른 욕심(?)으로 제대로 된 영업직원을 찾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직원을 찾는 것인데 욕심을 내는 것이 문제인가. 영업 리더는 사람 욕심을 내도 좋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