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은행 펌뱅킹 수수료에 반격...50개 핀테크 기업 첫 회동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핀크 등 국내 대표 핀테크 50여개사가 은행의 '오픈뱅킹(공동결제시스템)' 조기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다.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와 간담회를 갖고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과 오픈뱅킹 구축 등을 담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첨예한 갈등이 있던 펌뱅킹 수수료 체계 변경이 핵심 사안이었다. 이번 모임은 이의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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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송금, 유통, 지불결제(PG)사 등 국내 대표 전자금융사업자가 오픈뱅킹 도입을 위한 첫 회동을 21일 갖는다.

네이버 D2 스타트업 팩토리에서 첫 오프라인 미팅을 갖고, 은행의 펌뱅킹 수수료 시스템을 조속히 오픈 API로 전환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핀테크 업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이들 기업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내에 오픈뱅킹분과를 설립했다. 분과를 통해 핀테크 사업자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 현행 펌뱅킹 수수료 체계 문제점과 금융혁신을 위한 인프라 실행방안을 도출하는데 힘을 모은다.

그간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 사업자는 은행에 건당 400~500원의 펌뱅킹 수수료를 지불해 왔다. 사업이 잘될수록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커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금융 당국이 펌뱅킹 수수료 시스템을 오픈 API로 전환하는 '금융결제 혁신 인프라 혁신 방안'을 내놓으면서 '오픈뱅킹' 조기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은행이 펌뱅킹 수수료 체계를 고집하고, 오픈 API 전환에 적극적이지 않자 핀테크 기업이 단체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오프라인 회동에 참여한 기업은 50여곳이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핀크, 데일리금융그룹, 레이니스트, 비바리퍼블리카, LG CNS, LG유플러스, 이베이코리아, 코나아이, 페이코, 한국스마트카드, KG모빌리언스, 네이버 등이 참여한다.

회동에서는 △오픈뱅킹 정책 설명 △현 정책추진 현황정보 공유 △회원사 의견 수렴 △향후 대응 방향 논의 등 세부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은행 계좌 연결 인증 절차 △수수료 정책 △금융결제원의 역할 범위(업무 승인, 보안취약점 점검, 가격구조 산정 등) △보증 담보 규모 △주거래은행 계좌 운영 정책 등을 주요 어젠다로 정하고 기업 의견을 모은다.

이번 회동은 핀테크 기업이 뭉쳐 시중은행을 상대로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는 첫 사례다. 은행의 펌뱅킹 수수료를 모두 바꾸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정부와 함께 API의 가격산정 등에 공동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참여사 관계자는 “사실상 핀테크 기업이 은행의 현행 수수료 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첫 행동 돌입”이라며 “금융당국과 오픈뱅킹 도입을 조속히 실행하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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