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미세먼지 고강도 대책.. 실효성은 의문

정부가 고농도 미세먼지 긴급조치 강화 방안을 내놨지만 '실효성' 지적이 나온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반발 여론이 들끓자 중국과 협의 없이 협력하겠다고 발표하고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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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긴급조치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국외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여 고농도 미세먼지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하며, 인공강우 기술 교류 및 공동 실험을 추진한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경우 긴급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국외발 미세먼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 고농도 미세먼지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2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환경장관회의에서 합의한 인공강우 기술 교류도 추진한다. 서해 상공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연내 공동 실험을 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 한·중 양국이 미세먼지 예보 및 조기경보 시스템을 만들어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구체화한다.

중국과 미세먼지 협력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간 외교 협의를 통해서도 얻어내기 어려운 중국 협조를 실무 부처인 환경부 차원에서 나선다고 해결될 리 없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측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과 협력' 지시에 대해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 요인이 크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중국 책임론을 부정했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7일 “중국발 원인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조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에서도 외교 측에서만 언급한 것이지 그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생태환경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생태환경부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가 서로 미세먼지 발생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서 협력 사업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책임을 진 사례도 없다.

인공강우 역시 중국이 참여하더라도 인공강우 자체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수단인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비용 대비 저감 효과가 낮은 데다 환경 오염 가능성도 지적된다. 정부는 당장 시행해서 즉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수단도 총동원한다. 도로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살수차 운행을 확대한다. 거리 물분사와 이동 측정 차량을 활용한 농도 측정을 관계기관과 협력해 추진한다.

고농도 시 석탄발전 80% 상한제약 대상을 40기에서 60기로 늘리고, 저유황탄 사용을 확대(0.54%→0.4%)한다. 노후 석탄발전 2기(보령 1·2호기)는 추가 조기폐쇄를 검토하기로 했다.

고농도 대응을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로 학교나 공공건물 옥상 유휴 공간에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공기정화설비 시범 설치를 추진,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검증한다. 비상저감 조치가 연속해서 발령되는 경우에는 단계별로 조치를 강화한다. 비상저감 조치 발령 일수에 따라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 저감 효과를 높인다.

자동차는 현재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에 더해 사흘 이상 비상저감 조치 발령 시에는 국가·공공 차량 사용을 전면 제한하고, 닷새 이상 연속 발령되면 추가적인 등급제 기반 차량 제한과 지역별 차량부제 자율 실시 등을 검토한다.

환경부는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 시 국가·관급 건설 공사 가운데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터파기 등 공사 시간을 추가로 단축하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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