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달 첫 'EREV' 프로토타입 제작…美 IRA 폐지 대응 '시동'

현대자동차가 내달 첫번째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양산을 위한 프로토타입 모델 제작에 돌입한다.

2026년 말부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EREV는 전기차 캐즘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축소에 대응할 핵심 모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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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70.

현대차가 투입할 첫 EREV 신차는 제네시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EREV 북미형' 모델이다. 내달 EREV 시스템을 탑재한 선행 모델 스펙을 확정하고, 양산을 위한 시제작 차량인 프로토타입 모델을 제작해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한다.

제네시스 GV70 EREV는 2026년 말부터 미국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 2027년 판매를 목표로 한다. 현대차는 싼타페 등 북미에서 수요가 높은 D세그먼트(중형) SUV부터 EREV 탑재를 시작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GV70와 싼타페 EREV 북미형 모델의 연간 생산 목표는 8만대로, 전량 현지 생산한다. 현재 GV70 전기차(BEV) 북미형 모델을 생산 중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이나 조지아주에 설립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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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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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GMA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가 EREV의 미국 현지 생산·판매를 결정한 것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둔화된 가운데 트럼프 재집권으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IRA 폐지나 축소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EREV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조합한 차량으로,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며 전기차처럼 전력으로 구동한다. 동급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비교해 가격과 상품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현대차는 EREV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자 기술로 신규 파워트레인을 개발한다. 기존 엔진을 최대한 활용해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을 30%가량 줄이고, 모터 개수를 3개에서 2개로 줄여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EREV는 완충 시 900㎞ 이상 주행 가능거리를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미국과 비슷한 시기 중국 시장에도 EREV를 투입할 계획이다. C세그먼트(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 중국형 모델의 현지 판매 목표는 연간 3만대로 잡았다. 향후 전동화 차량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다른 시장으로 판매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