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업계 공룡으로 성장한 독립법인대리점(GA)을 금융사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따라서 500인 이상 대형 GA는 보험사 수준 내부통제 제도를 도입하고, 임원급 이상 자율규제 준법감시인을 둬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형GA 내부통제 및 설계사 교육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보험 상품 특성상 소비자와 직접 접촉해 보험상품을 권유·설명하는 모집채널 중요성이 크지만 '보험판매 품질'은 여전히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했다.
보험에서 대면채널 비중은 여전히 크다. 설계사 및 대리점 채널 비중은 생명보험 93.3%, 손해보험 88.6%다. 2003년부터는 다수 보험사와 위탁계약하는 독립 판매조직 GA가 출현,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 GA 소속 설계사가 최근 보험사 소속 설계사를 넘어섰다. 작년 6월 기준 설계사 500인 이상 대형GA는 57개, 1만명 이상 초대형GA는 3개에 달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형GA에 대해 금융사 수준 규제를 도입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대형GA는 보험모집 업무 등과 구분된 준법감시인 지원부서를 두고 독립적으로 내부통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소속 보험설계사 1000명 이상인 초대형GA는 독립적 업무수행을 위한 준법감시인 지원조직 설치를 의무화한다.
지원부서는 소속 보험설계사 인원에 비례해 조직을 구성하도록 보험대리점협회가 모범규준을 만들도록 했다. 임기도 최소 2년 이상을 보장하기로 했다.
자격요건도 강화해 보험사 등 유관기관 근무기간 등 준법감사인 자격요건을 보험사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따라서 준법감시인은 종전 차·부장급에서 임원급으로 격상된다. 경력요건도 종전 5년에서 보험사와 동일하게 10년으로 확대·적용한다.
금융당국은 매년 1회 영업조직과 준법감시인, 이사회에서 내부통제 업무실태를 자율 점검하는 3단계 내부통제도 마련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가 많은 모집종사자에 대한 의무 완전판매 집합교육도 신설된다. 현행 불완전판매율이 높은 보험설계사에 대한 집합 보수교육(2년마다, 5시간)은 폐지하고, 매년 12시간 의무 완전판매 집합교육을 진행한다.
e-클린보험 시스템 연계도 확대한다. 교육의무자인 보험사·GA는 매년 4월께 완전판매 집합교육대상자를 e-클린보험 시스템을 통해 조회·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직전연도 중 소속사를 변경한 경우에도 1년간 불완전판매율 및 건수 누적 집계·관리를 하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한 내부통제 기준은 향후 감독원 등이 대리점 검사를 나갈 때 살펴보는 첫 번째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준법감시인을 통해 확인된 정보를 기반으로 향후 미이수자에 대해 위반정도에 따라 일반 제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