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기소한 것과 별도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화웨이에 대해 또 다른 '기술절취' 시도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국이 화웨이와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발표한 당일인 지난달 28일 FBI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를 급습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화웨이 연구소에 대한 급습은 압수수색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연구소는 미국 아칸 반도체(Akhan Semiconductor)가 개발한 인공 다이아몬드 박막기술을 훔치려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칸 반도체가 유리에 인공 다이아몬드를 얇게 씌운 '미라지 다이아몬드 글라스'(Miraj Diamond Glass)라는 제품 샘플을 연구소에 보냈는데 지난해 8월 제품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반납됐다는 것이다.
미라지 다이아몬드 글라스는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스크린보다 가볍고 얇으면서 강도가 6배 이상 센 것으로 전해졌다. 샘플을 플라스틱 등으로 이중삼중 포장해 보냈지만 심하게 훼손돼 돌아오자 화웨이 측의 기술 도용 시도 혐의가 제기된 것이다.
FBI가 화웨이 연구소를 급습한 날은 미국이 대 이란 제재 위반과 미 통신업체 T모바일의 로봇 기술절취 등의 혐의로 화웨이와 멍 부회장을 기소한다고 밝힌 당일이다.
또 FBI는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화웨이를 상대로 함정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FBI 주문으로 아칸 반도체 최고운용책임자(COO)인 칼 슈보가 CES에서 화웨이 측 인사들과 접촉했고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FBI 함정수사로 화웨이 측 인사들이 아칸 반도체와의 계약과 미국 수출통제법을 명백히 위반했음을 인정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